여야 5당은 16일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 회동에서 여·야·정 상설협의체 가동에 합의했다. 앞으로는 분기별로 한 번씩 여야정이 만나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4·27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김성태 자유한국당·김관영 바른미래당·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와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청와대에서 진행된 오찬에 참석해 약 2시간에 걸쳐 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은 작년 5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이날 회동에서 여야 5당은 크게 △여야정 상설협의체 구성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법안 △3차 남북정상회담 등에 대해 합의했다.
먼저 여야는 분기별 1회 여야정 협의체 개최를 원칙으로 정했다. 첫 협의체는 오는 11월에 열기로 했다. 필요할 경우 여야 합의에 따라 추가로 열 수도 있다.
또 8월 임시국회에서는 국민안전을 위한 법안, 소상공인·자영업자·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법안,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 혁신 법안 등 민생경제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정의당은 합의문에 “규제 혁신 법안 관련해서 의견을 달리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과 항구적 평화정착 및 남북교류 협력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여야가 협력하고 지원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동의와 관련한 부분은 합의문에 담기지 않았다.
박경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오찬이 끝난 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법안과 관련해서 ‘국민 안전 법안’이라고만 했다”면서 “사례가 되는 법안을 포함시켰는데 한국당에서 명시하지 않았으면 해서, 법안을 특정하지 않고 범주를 이야기하는 쪽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홍 원내대표께서는 여당으로서 비교적 말씀을 많이 하시진 않았다”면서 “탈원전과 관련해 정책 홍보가 부족한 면이 있고, 원전과 관련한 괴담이나 오해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브리핑에서 ”여야정 협의체의 첫 공식 의제로 탈원전 정책의 속도와 방향을 조절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대통령께서 이를 경청했다“며 ”소득주도 성장, 탈원전, 국민연금, 최저임금, 노동시간 단축 등 생활 현장에서의 국민들의 목소리들을 전달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북한산 석탄 의혹은 국정조사 통해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마련이 진짜 국익이라는 입장을 전했다”며 “민주당은 이대로 묻고 가자고 하는데 이는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판문점 선언과 관련해서는 “한반도에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이 이뤄지고, 그 내용이 국제사회와 교감이 이뤄졌을 때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면서 “지금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선거제도에 대해 직접 언급하는 것이 상당히 부담이 되지만 입장 표명 요구가 있기에 말한다고 하셨다”면서 “대표성과 비례성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선거제도가 개편되는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6월 원내대표 취임 후 판문점 선언을 지지하고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면서 “그러나 예상과 달리 비핵화 문제가 교착 상태 빠져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한국당의 참여를 위해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따.
장 원내대표는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소신을 강하게 말했다”면서 “공직선거법 개정 합의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윤 직무대행은 “규제완화 5법 가운데 생명과 안전에 관련해서는 엄격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면서 “또 당장이라도 전교조 직권 취소해서 법외노조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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