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의료비 지원 탓에 모아둔 저축을 사용하거나 빚까지 진 자녀가 상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령자 의료소비 실태 및 인식조사' 보고서를 20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노후 의료비가 가계와 가족관계 등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노후의료비 지출에 대한 준비 방법 등을 모색하기 위해 작성됐다.
조사대상은 최근 5년 내 부모의 의료비로 1000만원 이상 지출한 경험이 있고 생존 부모의 연령이 65세 이상인 전국의 부양자(자녀) 400명이다. 전문기관의 설문조사 의뢰와 심층면접 등의 방법을 병행했으며 조사기간은 지난 6월 5일부터 11일까지다.
보서에 따르면 부모는 본인의 의료비를 조달하기 위해 자녀의 지원(47%)을 받거나 적금 등의 금융자산(11%)을 활용했다. 보험금을 활용한다는 응답은 18%에 불과했다.
특히 부모의 의료비를 지원하는 자녀의 82%가 가계소득의 감소를 경험해 부모의 의료비 준비 부족이 자녀 가계에 영향을 끼침을 보여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부모의 부족한 의료비를 메우기 위해 자녀들은 모아 둔 금융자산을 활용하거나(46%) 생활비를 절약하고(26%), 빚(10%)을 내기까지 했다.
이처럼 부모 스스로 의료비를 준비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자녀들은 '노후 의료비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했거나(30%)', '부족한 노후 생활비 (25%)'와 '손·자녀의 양육 및 교육비(20%)'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부모 의료비 부담 경험 때문에 설문에 참여한 자녀 대부분(95%)이 '노후 의료비 준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로 준비하고 있다는 답변은 절반(48%)에 불과했다.
조명기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부모의 노후의료비 때문에 부모 자신은 물론 자녀의 가계와 심지어 가족관계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투병기간이 길어지는 추세를 감안해 치료비뿐만 아니라 간접비용도 준비해야 하며 실손보험뿐만 아니라 암·CI보험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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