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황원철 CDO "고객 맞춤형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 글로벌 시장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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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18-08-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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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빅데이터 기반 비대면 고객별 타깃 상품·서비스 제공

  • 높은 인지도 '위비' 앱, 꼭 필요한 기능 중심으로 재정비

  • 현지 특화 모바일금융으로 베트남 공략...고객 가치 강화도

[사진=우리은행 제공]


국내 4대 시중은행장들이 신년사, 조회사, 경영전략회의 때마다 빼놓지 않고 강조하는 것이 있다. 바로 디지털 금융과 글로벌 영토 확장 두 가지다. 실제로 금융권에서는 디지털과 글로벌 경쟁력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며, 회사 역량을 집중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분야 중 하나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에 합류한 황원철 디지털금융그룹장(CDO·최고디지털책임자)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우리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지 2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디지털과 디지털을 활용한 글로벌 영토 확장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실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황원철 그룹장은 최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아주경제 기자와 만나 "우리은행 중 디지털부문과 관련이 없는 부서가 없을 정도로 바쁘다"며 "국내외는 물론 본점·영업점 할 것 없이 협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입을 열었다.

◇ 디지털 마케팅의 중요성

황 그룹장이 우리은행에 오고 나서 가장 먼저 팔을 걷어붙이고 한 일은 은행 내부에 산재해 있는 디지털 추진 과제를 재정리하는 일이었다. 실행력이 담보되어야 하는 만큼 보기에 좋은 일과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을 명확히 나누고 이를 속도감 있게 해낼 수 있는 확인 작업이 필요했다.

그는 디지털그룹이 해야 할 과제를 정리한 뒤에야 독자적 마케팅 역량을 가져가기 위한 노력에 들어갔다. 황 그룹장은 "예전에는 은행 업무를 보려면 귀찮더라도 은행을 방문해야 했지만 지금은 앉은 자리에서 모든 업무를 해결할 수 있는 시대"라며 "직접 만날 수 없는 고객과 디지털 공간에서 접점을 만드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바일뱅킹을 잘 만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미 갖춰진 디지털 공간에서 디지털 마케팅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디지털 마케팅은 인터넷 기반 장치를 통해 온라인 광고로 소비자들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고,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단순히 웹사이트나 인터넷뉴스에서 보이는 광고처럼 수신자 동의 없이 광고를 내보내는 형식보다 소비자가 직접 인터넷을 통해 특정 품목을 자발적으로 검색하고 활용하는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이를 은행에 적용하면, 영업점 중심의 대면 마케팅에서 벗어나 온라인 공간에서 고객의 이동상황과 관심의 흐름을 정확하게 포착해 정확한 타깃에게 필요한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이를 이해시키는 마케팅이 된다.

그는 "고객들이 은행을 비대면 공간에서 소비하는 만큼 주거래 은행을 옮기는 일도 앱 다운 한 번이면 가능하다"며 "그만큼 고객들의 정서와 관심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게 중요해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의 마음을 잡기 위해 빅데이터의 활용도 커지고 있다. 은행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별 개인화된 맞춤 상품과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디지털 통해 글로벌 사업도 잡는다

우리은행의 디지털그룹이 바쁜 이유는 또 있다.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해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장 공략에 나섰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월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신설하면서 기존 영업과는 다른 방식을 꾀했다. 오프라인 영업망 확충과 동시에 '글로벌 위비뱅크'를 활용해 인터넷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시작, 모바일에 익숙한 베트남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다.

베트남 시장에 안착했다고 판단한 우리은행은 글로벌 위비톡, 위비뱅크 등의 플랫폼을 구축해 모바일 통장, 모바일 페이, 모바일 대출 등 현지인에 특화된 모바일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황 그룹장은 "은행이 공격적인 해외 진출을 한다고 해서 점포망을 무한대로 늘릴 수는 없다"며 "디지털을 활용해 영업점 역할 이상으로 영업망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통적인 영업망이 아니더라도 영업기반을 확장시켜 우리은행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같은 작업이 지금 당장은 베트남에 집중되어 있지만, IT인프라와 스마트폰 보급 등 모바일뱅킹이 가능한 나라 중심으로 빠르게 진출할 계획이다.

그는 "지역마다 규제와 인프라 수준이 달라 우리은행 진출 지역에서의 앱 기반 서비스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논의 중"이라며 "디지털을 활용한 글로벌 영토 확장 속도는 빨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 마케팅의 기본은 고객 가치 실현

황 본부장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거나 개편할 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고객 가치'다. '1초의 관심'이라도 가치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디지털마케팅 철학이다.

황 본부장은 "프로세스 단순화는 서비스의 근본적인 목적이자 고객 비용 절감차원에서 꼭 필요한 작업"이라며 "핵심적인 메시지만 전달하기 위해 공급자가 더 고민해야 하는 작업은 필수"라고 역설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물을 얻어내는 과정이 중요했다. 의미 없는 사례들보다 실제 각 업무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닿는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현장에 오래 있다보니 직원들이 가치있다고 판단되는 서비스가 결국 고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서비스도 책임감과 막중함, 진실성을 갖고 정성으로 보답해야만 고객 가치를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비 서비스 개편 작업도 이 같은 고민에서 나왔다. 우리은행의 위비 브랜드는 이미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데다가 기능적인 면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고객들이 사용하는 앱은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다.

그는 "위비 브랜드와 앱, 콘텐츠는 모두 다른 문제"라며 "브랜드가 제공하고자 하는 앱과 기능의 층위가 재정비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디지털그룹에서는 올 연말까지 필요한 앱과 기능 중심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일부 작업은 이미 진행 중이기 때문에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황 본부장의 목표는 뚜렷하다. 우리은행을 디지털 리딩뱅크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직원들의 가치를 높여주는 것이 곧 고객의 가치를 높여주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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