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20일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안은 K뱅크 인가 과정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엄정한 조사를 전제로 하기는커녕 면죄부를 발급하고 있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산분리 규제완화에 대한 정부·여당의 발언은 말잔치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여당은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 현행 3%에서 34%로 상향) 하기 위해 은행업법이 아닌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안을 이달 중으로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먼저 그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막혀 성장성을 막고 있다는 논리에 대해 “모든 인터넷 전문은행의 문제가 아니라 K뱅크의 증자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심성훈 K뱅크 은행장은 지난해 2월, K뱅크 영업이 시작되기 전에 국회 정무위원회 공청회에서 “현재 자본금으로는 영업이 어려우므로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K뱅크는 인가 신청서에 ‘납입자본금 2500억원은 영업개시 및 1차년도 운영에 필요한 자금 규모를 상회하고 있다’고 작성했다. 또 2차년도에 1600억원의 자금 조달을 포함해 향후 3년간 2500억원의 추가 납입자본을 예상했다.
하지만 K뱅크는 지난해 9월 1000억원을 유상증자했고, 지난 7월에 300억원을 추가로 증자했다.
추 의원은 “K뱅크가 영업 시작도 전에 자금 조달 문제를 거론하고, 1600억원 증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우여곡절 끝에 겨우 1300억원의 자금만 조달한 것은 애초에 계획을 거짓으로 제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금융위원회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인가한 사안인 것”이라며 “따라서 향후 KT, 우리은행, NH투자증권에 대해 K뱅크 인가 과정에서 자본 확충 계획을 진실하게 작성해 제출한 것인지 감독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설사 인터넷 전문은행을 특례법으로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기존 인터넷 전문은행은 현재 은행업 면허를 반납하고 새롭게 인가를 신청해 정당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며 “기존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자동 전환을 규정하고 있는 조항들은 모두 삭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금융 혁신을 위해 금융 생태계에 메기를 풀어 놓자는 것에는 충분히 동의하겠지만 지금 논의는 은산분리 원칙을 파괴하는 괴물이기 때문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은산분리 규제 완화 입법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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