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오전 9시40분께 남측 가족 197명이 외금강호텔에 도착했다.
대부분 고령인 이산가족들은 20여 칸으로 된 외금강호텔 로비 계단을 오르기 어려워하는 중에도 기자들이 몰리자 활짝 웃어주는 여유를 보였다.
북측 가족들도 오전 9시 55분께 5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남측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외금강호텔에 도착했다. 대부분 한복 차림이었다.
장류가 담긴 것으로 보이는 항아리를 노란 봉지에 담아 아들과 입장하는 한 할머니 모습도 보였다.
분홍색 곽에 담긴 '개성고려인삼 화장품'을 들고 있는 북측 가족도 있었다.
외금강호텔 로비엔 북측 보장성원(지원요원)들이 미리 준비 해둔 80여개의 선물이 놓여 있었다. 북측 당국이 준비한 백두산 들쭉술과 대평곡주 등이었다. 북측 가족들은 종이봉투에 담긴 선물을 하나씩 들고 남측 가족들이 있는 객실로 향했다.
남측 가족들이 각자 준비해온 선물은 트럭에 실려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상봉이 이뤄지는 호텔 방에 미리 비치 돼 있었다.
오전 10시 15분께 외금강호텔 1∼8층에 마련된 객실에 북측 가족이 대부분 입장했지만, 407호실에만 가족이 도착하지 않았다.
이에 남측 가족이 "왜 안오느냐"며 지원 인원에게 묻는 등 애타는 모습을 보였지만, 곧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북측 가족의 모습을 보자 "오빠 왔네. 왔어"하며 좋아하는 남측 가족은 북측 가족과 함께 객실로 들어았다.
이로써 2시간 동안의 개별상봉이 시작됐다. 1층에서 8층까지 각 객실에선 89개의 남북 가족이 못 다한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2시간의 개별 만남 후 같은 객실에서 1시간동안 함께 도시락을 먹는 '점심 만남'도 이어졌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 때마다 개별상봉 시간은 있었지만, 가족끼리만 오붓하게 식사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도시락은 외금강호텔 1층 식당 '외금각'에 준비 돼 있다, 오전 10시40분께 호텔 각 층의 빈방으로 옮겨져 11시 40분께 각 객실에 배식됐다.
한복 차림의 접객원들은 "식사왔습니다"라며 방 인원수를 확인한 뒤 도시락을 배식했다.
도시락 메뉴는 삼색찰떡, 오이소박이,닭고기펀구이, 낙지후추구이, 오이절임, 삼색나물, 숭어완자튀기(튀김), 돼지고기 빵가루튀기, 금강산 송이버섯 볶음, 소고기 볶음밥, 사과, 사기오갈피차, 금강산 샘물, 사이다 등이었다.
이날 공식행사는 이제 오후 3시 시작되는 단체상봉만 남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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