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여론 통제와 대외 선전을 담당하는 책임자로 측근 인사를 기용했다.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끝난 뒤 이뤄진 첫 공식 인사다. 내부적으로 체제 결속을 강화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강경 보수 이미지를 희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국무원은 쉬린(徐麟)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주임을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으로 임명한다고 21일 발표했다.
후임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주임에는 좡룽원(莊榮文) 국가신문출판서 서장이 임명됐다.
두 사람은 중앙 선전부 부부장(차관)을 겸하고 있다. 특히 시 주석의 측근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쉬린은 상하이 토박이로 지난 2007년 시 주석이 상하이시 서기로 재직할 때 눈에 들면서 승진 가도를 달렸다. 2015년 상하이시 선전부장을 끝으로 중앙에 진출해 차관직까지 올랐다.
푸젠성 출신인 좡룽원 역시 '시자쥔(習家軍·시진핑 친위 세력)'으로 분류된다. 시 주석은 1985년부터 푸젠성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2002년 성장을 역임한 뒤 저장성 성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좡룽원은 대부분의 이력을 푸젠성에서 쌓았다.
쉬린이 맡은 신문판공실 주임은 언론·홍보 등 대외 선전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좡룽원이 기용된 국가인터넷판공실 주임은 '인터넷 차르'로 불리며 중국의 악명 높은 인터넷 검열 작업을 책임진다.
시 주석이 두 자리에 측근을 앉힌 것은 내부 여론을 적극 통제해 권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미·중 무역전쟁과 백신 스캔들 등으로 시 주석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주장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실제로 신화통신 등 관영 매체는 이번 인사가 발표된 전후로 선전 공작 업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신화통신은 "사상 선전 공작은 마르크스주의의 지도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인민들의 단결과 분투를 공고히 하기 위한 사상적 기초"라고 보도했다.
다만 대외적으로는 이미지 개선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강경 보수 노선을 견지하며 강국 이미지를 과시한 것이 미국 등 서구의 반발을 샀다는 지적을 의식해 변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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