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이하 '사람이좋다')에서 김종진은 공연을 앞두고 소리에 매우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그 이유에 대해 김종진은 "나는 사실 왼쪽 귀가 안 들린다. 어릴 때부터. 아마 한 쪽 귀가 안 들리니까 일종의 결핍이 더 치열하게 파고들게 만들고, 깊이 파고들게 했던 거 같아"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 내가 양쪽 귀가 다 들렸다면 '나는 잘 들리니까 이 정도만 해도 돼'라고 생각했을 수 있는데 '나는 남들보다 부족해. 그러니까 그만큼 더 노력해야 하고, 더 끝까지 소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김종진은 "왼쪽 귀가 어릴 때부터 안 들린다"고 고백하며 "아마 한쪽 귀가 안 들리니까 일종의 결핍이 더 치열하게, 깊이 파고 들게 만든 것 같다. '남들보다 부족하다, 나는 그만큼 더 노력해야 하고 더 끝까지 소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1980년대 발라드 일색이던 가요계에 록에 펑크, 재즈에 라틴 음악을 접목시킨 봄여름가을겨울의 음악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기존에 없던, 퓨전 음악이라고 평가 받았다. 김종진은 8장의 정규 앨범과 숱한 히트곡을 직접 만들었다. 노래로 방황하는 청춘, 지친 중년을 위로했다.
김종진은 "음악 밖에 모르는 바보였다. 뭘 해도 기준은 음악이었다. 오죽하면 밥 한 숟가락을 먹어도 음악을 위해 먹었다. 중학교 때부터 도시락으로 빵을 싸갔다. 외국음악을 하는 사람이니까 외국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먹어야 제대로 된 음악이 나온다고 생각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봄여름가을겨울은 지난 1998년 동갑내기 친구 김종진, 전태관의 2인조 밴드로 시작했다. 처음의 열정, 처음 모습 그대로 흔들림 없이 30년째 그들만의 음악 세계를 지켜왔다.
김종진이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음악과 아내 이승신이다. 이승신은 김종진의 공연을 본 후 "노래 들으면서 감동했다. 볼 때마다 '저 무대에 있는 남자가 나와 결혼한 남자구나. 감사하다. 결혼해줘서 고맙다' 생각한다. 무대에 있는 모습이 여러가지 모습 중 가장 사랑하는 모습이다"며 뮤지션으로서의 남편에 존경과 애정을 드러냈다.
김종진과 이승신은 지난 2006년 결혼했다. 당시 이들의 결혼이 주목 받은 것은 각자 이혼의 아픔을 겪고 만난 재혼 커플이었기 때문이다.
김종진은 "한번 이혼을 겪은 사람들은 막연한 재혼에 대한 공포가 있다. 결혼을 할 이유를 찾는 것보다는 깨지게 만드는 요소, 다시 헤어지게 만드는 요소가 있는게 아닐까라고 막연한 공포를 갖고 확인하는게 대부분일거 같다"고 털어놨다.
재혼했을 때 이승신에게는 9살 딸이, 김종진에겐 17살 아들이 있었다. 12년의 결혼생활 동안 두 사람은 아이들에게 새아빠, 새엄마가 아닌 아빠, 엄마가 됐다. 김종진은 사춘기를 뜨겁게 치른 딸에게 진짜 아빠처럼 엄하게 대했고 아들은 남편보다 더 자상하게 이승신을 챙겼다.
가끔은 일찍 만나면 좋았겠다 싶다가도 재혼이라 다행이다 이야기 한다. 아이들이 속 썩일 때, 잔소리 한다고 다툴 때도 선을 넘지 않을 만큼 성숙했기 때문이다. 김종진은 "나도 넘으면 안 되는 선을 넘지 않을 수 있는 연륜도 생겼고 그런 나이가 됐으니까 이제는 더 잘 해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또 김종진은 딸의 사춘기 시절 일화도 공개했다.
그는 "경찰이 '댁에 따님께서 전철역 옆에서 울고 있길래 순찰을 하다가 경찰서로 데려왔다'고 하길래 내가 '아내한테 설득을 해서 생각해보니까 내 딸이 자기 발로 걸어 나갔다. 자기 발로 걸어 들어오기 전에 우리가 데리러 갈 생각은 없다' 그렇게 말해달라고 부탁했다"고 고백했다.
놀란 제작진은 "어떻게 됐냐?"고 물었고, 김종진은 "결국 딸이 자기 발로 걸어 들어왔다"고 답했다. 김종진은 이어 "그때 딸이 '아직은 독립할 수 있는 준비가 안 된 거 같더라. 나중에 힘을 길러서 그때도 아빠가 그런 식으로 말 안 통하게 막무가내로 말한다면 그때는 힘을 길러서 나가겠다'고 선언하더라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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