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21일 인천 남동공단 한 전자제품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근로자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40분쯤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남동공단 내 세일전자 공장 4층에서 불이났다. 불은 2시간여만인 오후 5시50분쯤 진화됐다. 이 화재로 근로자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6명 중 30대 여성 1명은 중상이다.
이날 불은 세일전자 4층 중앙부 인쇄회로기판판(PCB) 검사실에서 발생했다. 화재 초기 불길이 급속도로 번진데다 유독가스가 대거 발생해 인명피해 규모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등 여성 직원 4명은 소방차가 4분 만에 도착했지만 이미 4층에서 뛰어내려 쓰러진 상태였다. 소방당국은 불이 나자 이들이 4층 창문을 깨고 뛰어내린 것으로 추정했다. 뛰어내린 4명 중 김씨 등 2명이 숨졌다.
나머지 숨진 직원들은 불이 난 4층 검사실 인근, 전산실(5명)과 식당(2명)에서 각각 발견됐다. 검사실이 가운데 있고, 식당과 전산실이 엘리베이터와 계단(출입구) 반대편에 있어 이들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4층에 있던 23명 중 10명은 바로 대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화마에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오열했다.
살려달라는 딸의 전화를 받고 달려온 아버지 A씨는 주검이 된 딸과 마주해야 했다. YTN보도에 따르면, A씨는 "아내에게 들은 얘기로는 갇혔다. 나가지 못하고 있다. 살려주세요"고 말했다.
일부 유족은 "저희 아들은 4층 창고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게 개조 안 한 건가? 그게 제대로 지은 건물인가. 살려내. 살려내. 다른 거 다 필요 없다. 내 아들 살려내”라며 공장 건물 불법 개조 의혹을 제기했다.
또 다른 유족은 스프링클러 등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항의했다. 유족 B 씨는 “죽었을 때 봤는데 제가 만져 봤다. 머리도 하나도 안 젖어있고 옷도 하나도 안 젖어 있다. 이거 어떻게 설명할 건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세일전자 대표는 유족들에게 "회사 수습 하고 대처하느라 늦게 봤다. 사과드리고 불의의 사고 당하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명복을 빈다. 유족 여러분께도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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