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바이두 캡처 ]
미·중 무역전쟁 발발 이후 양국 간의 네번째 협상이 시작됐다.
미국의 압박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중국 역시 전열을 가다듬고 임하는 데다 차관급 협상이라 극적인 반전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본격적인 교섭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종료된 이후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중 양국은 22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 DC에서 무역 협상을 벌인다. 데이비드 멀패스 미 재무부 차관과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이 대표단 단장을 맡았다.
양국은 지난 6월 초 중국 베이징에서 3차 협상을 가진 뒤 80여일 만에 협상을 재개했다. 그동안의 경과를 점검하고 상대방의 요구사항을 청취하는 탐색전 성격이 짙다.
무역 분야 외에도 위안화 환율, 지적재산권, 시장 개방 확대 등 다양한 사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미국의 경우 무역대표부(USTR)와 재무부, 상무부, 국무부 등의 부처에서 9명 정도 차출됐다"며 "중국도 상무부를 비롯해 다수의 부처가 참여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특히 기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문제와 더불어 이번 협상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위안화 환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조작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려 수출 기업을 지원하는 식으로 무역전쟁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하지만 중국이 "환율을 무역전쟁 무기로 활용할 생각이 없다"고 반박한 만큼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는 모양새를 연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별다른 성과 없이 협상이 끝날 것이라는 회의론이 제기된다. 애초에 차관급 협상에서 합의점을 도출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중국은 미국의 요청으로 협상이 재개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결렬 시 책임을 미국에 전가할 태세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미국의 수차례 요청에 응해 왕서우원 부부장이 미국으로 간 것"이라며 "기왕 협상을 시작한 이상 좋은 결과를 얻으면 좋겠지만 대등하고 평등한 환경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파상 공세에 우왕좌왕하던 모습을 보이던 중국은 최근 끝난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대미 대응 전략의 큰 틀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번 양보하면 끝없이 물러설 수밖에 없는 만큼 적극 항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협상 종료일인 23일 양국은 예고한 대로 160억 달러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25%의 관세를 추가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9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11월 미국 중간선거 등 대형 이벤트가 마무리돼야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이 차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힌 뒤에야 손에 쥐고 있는 패를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베이징 소식통은 "이번 협상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가 나올지는 모르겠다"며 "고위급 협상으로 올라가기 전 단계"라고 말했다.
루캉 대변인은 "양국 고위급, 특히 정상 간의 교류는 항상 미·중 관계 발전을 이끄는 중요한 작용을 해 왔다"고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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