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예산 당정협의] 바닥 드러낸 한국경제, 고용·재분배·삶의질 등 3마리 토끼 잡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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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18-08-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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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 고용쇼크·출산쇼크·최악의 소득재분배·세계 GDP 하락 등 난제 연속

  • 정부의 확장적 재정운용, 불량정책 보완하는 대증요접 돼선 안된다는 지적 이어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에서 둘째)이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9 예산안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용쇼크, 최악의 저출산, 소득양극화, 국내총생산(GDP) 순위 하락 등 한국경제가 바닥을 드러냈다. 특히 정부가 올해 3% 경제성장 목표치마저 하향조정하면서 경제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에 적색등이 켜지면서 정부와 여당은 내년에 확장적 재정운용을 통해 경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구원 등판된 포용적 성장론을 토대로 역대급의 슈퍼예산이 예고되지만, 고용·재분배·삶의 질 등 정부가 목표로 둔 3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한국 경제는 지금, 쇼크 릴레이

최근 한국경제는 쇼크(충격)의 연속이다. 통계청이 내놓은 ‘2018년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08만3000명 수준에 그쳤다. 전년 대비 취업자 증가폭도 5000명에 그쳤다. 이는 2010년 마이너스 1만명을 기록한 이후 8년6개월 만에 최저치인 셈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일자리 예산으로 54조원이나 투입했지만, 성적은 낙제점을 넘어 고용쇼크 수준이다.

지난달 종사자 규모 300인 미만 사업체의 취업자는 1년 전보다 7만6000명가량 감소했다. 중소기업도 4000명의 감소세를 보인 2010년 1월 이래 8년6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여기에 향후 생산가능인구를 가늠할 수 있는 출생아 수조차 최악의 사태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35만8000명으로 관련 통계를 시작한 1970년 이래로 47년 만의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소득양극화도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상하위 가계의 소득 격차가 벌어지면서 소득분배 상황은 최악의 수준을 보였다. 

올해 2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전국 2인 이상 가구)은 5.23배로 2008년 2분기 5.24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가경쟁력마저 흔들리고 있다. 최근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GDP는 1조5308억 달러를 기록해 세계 12위 수준을 보였다.

2015∼2016년 11위로 올랐다가 지난해 한 단계 떨어진 것인데, 우리나라보다 순위가 낮았던 러시아가 지난해 1조5775억 달러를 기록하며 11위로 올라섰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GDP 순위가 자꾸 떨어질 경우, 성장은 하지만 더딘 성장을 하게 된다는 얘기"라며 "이런 상황에서 향후 다원화·다양화된 목소리를 포용하면서 성장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정책 부작용 틀어막는 재정확장 대증요법 우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3일 당정협의를 통해 내년 예산안을 역대급으로 늘리는 동시에 일자리 예산도 사상 최대규모로 확대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문재인 정부의 취임과 동시에 일자리 수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고용쇼크에 따른 문제해결에 다급한 모습이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추가경정예산까지 집행했지만,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책적 한계를 정부 스스로도 인정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이날 당정협의에 참석, "고용과 소득분배에서 여러 지표의 부진이 계속돼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리고, 당초 계획한 만큼 국민 삶의 질을 향상하는 면에서 거시적인 효과가 덜 나와 안타깝고 송구하다"고 시인했다.

다만 정부는 확장적 재정운용을 기초로, 기존 정부 대책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원인보다 증세에만 치료를 하는 '대증요법'에 정부가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비난도 이어진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정책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하기보다, 재정을 투입해 정책적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의지로 판단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운용 방향에 대해 동의하지만, 이 같은 재정의 역할이 소득분배나 복지 등의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상당부분이 정책적 부작용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정책자금을 활용하는데, 재정을 풀더라도 각각의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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