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망상이나 환청, 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과 함께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인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치료받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5년 간 건강보험 진료비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조현병으로 진료 받은 인원이 2012년 10만980명에서 2017년 10만7662명으로 약 7%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연도별 ‘조현병’ 질환 진료실인원 현황 [자료=건보공단 ]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2012년 4만8751명에서 2017년 5만129명으로 1378명 증가했고, 여성은 같은 기간 5만2229명에서 5만7533명으로 5304명 늘었다.
지난해 기준 연령대별 진료현황을 살펴보면, 여성과 남성 모두 40대가 진료를 가장 많이 받았다.
남성은 40대(1만4801명, 26.7%), 50대(9745명, 21.4%), 30대(1만430명, 19.1%)순이며, 여성은 40대(1만3893명, 29.5%), 30대(1만159명, 20.8%), 50대(1만3321명, 19.4%) 순이었다.

2017년 건강보험 ‘조현병’ 관련 질환 연령대별‧성별 진료인원 (단위 : 명) [자료=건보공단]
조현병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지난해 기준으로 361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입원 진료비가 2620억원(72.4%)였으며, 외래 진료비는 999억원(27.6%)였다.
이정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현병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를 실제로 환자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치료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향상되면서 치료받는 환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건강보험 통계상 조현병 환자가 실제로 늘었다기보다 치료받는 환자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라며 “통계상 40대 환자가 가장 많이 보이는 것 역시 40대 이전에 조현병 발병한 환자들이 이후에도 계속 치료를 받으면서 축적된 결과로 보인다. 조현병은 보통 15~25세에 발병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조현병으로 치료받는 환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조현병 의심환자 중 20%만이 치료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현병 유병률은 지리, 문화적 차이와 관계없이 전 세계적으로 인구의 1%정도로 일정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약 50만명 정도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난해 진료 받은 환자는 10만여명이다.
조현병은 2016년 강남역 화장실에서 묻지마 살인을 저지른 이른바 ‘강남역살인사건’ 가해자가 조현병 환자로 알려지면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바 있다. 실제로 조현병은 사회적 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질환으로, 예후가 좋지 않고 만성적인 경과를 보여 환자나 가족이 상당한 고통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약물요법을 포함한 치료가 뚜렷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는 조기 진단과 치료가 제대로 잘 이뤄진다면, 증상 완화에 이어 일상생활에도 크게 지장이 없다고 설명한다.
조현병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항정신병약물을 이용한 약물치료다. 이는 조현병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바로 잡아주고, 증상을 완화시켜 재발을 막아준다.
이 교수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조현병은 조기에 진단해서 치료를 받으면 별다른 장애없이 사회로 복귀가 가능하다”며 “하지만 너무 치료를 늦게 시작하거나 중단해 재발하면 치료효과가 떨어진다. 조기치료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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