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혐의로 헌정 사상 처음 파면된 박근혜(66) 전 대통령이 2심에서 형량과 벌금이 늘었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는 24일 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으로 인해 사회 전체가 입은 고통은 헤아리기 어렵다. 그런데도 범행을 모두 부인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안 보인다”며 “정당한 이유 없이 법정 출석을 거부해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기 원하는 국민의 마지막 여망마저 저버려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명시적으로 청탁했다고 인정할만한 증거는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에 대해선 뇌물로 본 1심과 달리 강요에 의한 출연으로 판단했다. 승마 지원 부분도 1심과 달랐다. 1심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지원한 말이 최씨에게 넘어갔다고 보고 말 가격을 뇌물액에 포함했지만 2심은 말 소유권 자체가 이전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1심이 유죄로 인정한 포스코, 현대차그룹, 롯데그룹과 관련한 직권남용 혐의 등에 대해서도 일부 피해자에 대해서는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유무죄 판단 이후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대통령 지위와 권한을 남용해 기업의 재산권과 기업경영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국정농단 항소심 재판 선고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복역 기간은 33년이 됐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와 공천개입 위반 혐의 재판에서 각각 징역 6년,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2심 재판장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0월 16일 구속 기간 연장에 불만을 품고 재판 보이콧을 선언한 후 줄곧 출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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