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연저점에서 바닥을 치고 되올랐지만,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겠다. 미국발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이고, 대내적으로도 뚜렷한 상승 동력은 안 보인다. 그래도 주가가 많이 빠졌던 반도체와 제약·바이오 종목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라는 조언이 많다.
◆코스피 2240선 근처서 바닥 확인
26일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단기적인 코스피 예상범위 상단은 2300~2320선이다. 지수가 2290선까지 되올랐지만, 추가적인 오름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코스피는 24일까지 한 주 동안 2247.05에서 2293.21로 2.05%(46.16포인트) 올랐다. 개인과 기관이 같은 기간 각각 2686억원, 5649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만 5126억원어치를 샀다. 그나마 외국인이 4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 수급 공백을 메웠다.
코스피는 올해 1월 2607.10으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운 후 7개월가량 조정을 받고 있다. 이달 중순에는 연저점인 224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외국인은 그간 2300선 아래에서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2200선 중반을 바닥으로 여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외국인도 2300선을 넘어서면 매수를 줄이거나 매도로 돌아섰다. 기관은 일찌감치 발을 뺐다. 하반기 들어서만 1조90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터키발 금융위기가 신흥국 위기설을 확산시키고 있다"며 "한동안 인덱스펀드를 통해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9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도 부담
미국은 오는 9월 또다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만큼 경제지표나 기업실적이 좋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무역전쟁은 아직 출구전략을 못 찾고 있고, 여기에 미국 금리인상 변수까지 더해져 주식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 전반적으로 오르기는 어렵겠지만, 눈여겨봐야 할 개별종목은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8월 낙폭이 컸던 반도체와 제약·바이오뿐 아니라 중국 관련 소비주, 남북경협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은 모처럼 무역협상 테이블에서 무릎을 맞댔지만, 기대했던 성과를 못 내놓았다. 두 나라는 협상 도중 상대국에 대한 관세를 먼저 예고한 대로 발효하기도 했다.
애초 눈높이가 낮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스로 이번 협상에 대해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은 현재 중국산 제품에 2000억 달러 규모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래도 이런 악재는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돼 있다. 실제로 코스피는 24일까지 6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코스닥도 23일부터 이틀 연속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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