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정치 거물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이 25일(현지시간) 향년 82세로 영면했다. 미국 정계에서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 뇌종양 판정을 받고 투병하던 매케인 의원은 25일 오후 4시 28분 애리조나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두었다.
하루 전 가족들은 성명을 통해 의학 치료의 중단 소식을 밝혔고 이후 미국 언론들은 "매케인이 이제 마지막 날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는 전투기 조종사로 베트남전에 참전했으며 5년 이상 비참한 포로생활을 견디고 1973년 풀려났다. 1982년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1987년 상원에 입성, 줄곧 상원의원을 지내왔다. 2008년에는 공화당 대선후보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상대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왼쪽 눈썹 위 혈전 제거 수술 후 아픈 몸에도 불구하고 의회 표결에 참석해 오바마케어 폐지의 부결을 이끌고 연설까지 하는 등 모범적인 국회의원의 모습을 보여줘 찬사를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상원 군사위원장이기도 한 매케인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과 오바마케어 폐지 등을 비판하며 공화당에서 반트럼프 진영을 대표해왔다.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을 때 매케인 의원은 “미국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장면”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매케인 의원의 별세 소식이 나온 뒤 즉각 애도의 뜻을 표했다. 그는 트위터로 "매케인 의원의 가족에게 가장 깊은 연민과 존경을 전한다"며 "우리의 마음과 기도가 당신과 함께할 것"이라고 적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도 성명을 내고 “매케인 의원은 누구보다 용기있는 삶을 살았다”면서 “매케인 의원은 숭고한 것을 향한 용기를 삶에서 증명했고 우리 모두 그에게 빚을 지고 있다”며 애도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성명을 내고 "매케인 의원은 자신보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실천해왔다“면서 ”국방부를 대표하여 매케인 의원의 삶과 열정, 행동에 대한 감사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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