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수수료율 인상으로 생존까지 걱정하는 카드사들이 오히려 CEO들의 급여는 크게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적이 크게 감소하고 인력 축소까지 나선 상황에서 일부 카드사들의 임원 보수는 2배 이상 상승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카드의 임원 1인당 평균 보수는 4억1600만원으로 지난해(1억2300만원)보다 무려 238% 상승했다. 삼성카드도 작년 상반기 1억6900만원에서 올해 3억7000만원으로 119% 늘어났다. 하나카드 역시 6400만원에서 7500만원으로 1100만원 증가했다.
이 중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현대카드·현대캐피탈에서 올해 상반기 8억4400만원의 급여와 6억3800만원의 상여금을 받아 14억8200만원을 수령했다. 현대커머셜에서 받은 보수(7억6900만원)를 더하면 상반기에 총 22억5100만원을 수령해 금융권에서 가장 많은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는 상반기 4억4700만원의 급여와 9억4200만원의 상여금으로 13억9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임원 중에서는 정준호 삼성카드 부사장, 김정인 현대카드 부사장이 각각 5억7100만원, 5억1900만원을 받았다.
이처럼 카드사 임원 급여가 크게 증가한 것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가맹점수수료율 인상이 계속되자 카드사들은 "정부의 관치가 카드사들을 벼랑으로 몰고 있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드사들의 실적 악화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전업계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966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1.9%(4524억원) 줄었다. 특히 임원보수를 늘린 현대‧삼성‧하나카드는 올해 상반기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현대카드와 하나카드는 각각 40.8%, 31.3%씩 순이익이 급감했다. 삼성카드의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9% 하락했다.
직원 수와 모집인 수 등도 감소하고 있다. 같은 기간 7개 카드사의 직원 수는 1만1874명에서 1만1649명으로 225명 감소했다. 2015년 6월 말 1만3115명, 2016년 6월 말 1만2106명에서 계속 감소하고 있다.
또 모집비용을 줄이기 위해 비대면 영업채널을 강화하고 영업소를 통폐합하면서 카드모집인도 줄였다. 모집인은 2015년 2만289명에서 2018년 4월 1만5678명으로 30% 가까이 축소됏다.
금융사 관계자는 "몇년 안에 망하는 카드사가 나올 것이라는 등 앓는 소리를 하던 카드업계가 임원들은 돈잔치를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장, 대리급 직원까지 희망퇴직을 받는 상황에서 비정상적인 경영행태가 계속된다면 '관치'에 대한 카드사들의 불만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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