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소득주도성장 기조 수정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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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 기자
입력 2018-08-2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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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하성 "소득주도-혁신성장, 先後 문제 아냐...같이 갈 필연 관계"…김동연과의 갈등설에 "서로 다른 의견, 부부간에도 피할 수 없어

  • 靑 “매우 가까운 시일 내 부동산 대책 발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2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설명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장 실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한 최근 논란에 대해 설명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소득주도성장이 고용 부진이나 분배 악화를 가져왔다는 야권의 주장은 단선적이라고 반박하면서 하반기에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26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을 진화하고, 문재인 정부의 3대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를 서로 조율하며 하반기 속도전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장 실장은 최근 고용지표 악화와 가계소득의 양극화 심화에 대해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사과한 후,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오해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설명했다.

장 실장은 먼저 저임금·단기고용 노동자 비중이 높아 고용불안이 가장 심한 나라라고 지적한 뒤 "이런 상황이 올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며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가계소득을 높여 총수요 기반을 넓히고 대기업·수출기업 위주에서 중소·혁신기업 위주 정책으로 전환하며, 불공정한 경제구조·거래 관행을 해소해야 함을 국민께 호소했다.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라는 경제정책 방향이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 실장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아니라면 다시 과거 정책 방향으로 회귀하자는 말이냐"며 "대기업·수출기업 중심의 성장정책은 과거 압축성장 시대에 효용을 다했다는 게 입증됐다. 투자 중심 성장정책만으로 성장잠재력을 높일 수 없고 양극화 고통을 가져온 과거 방식을 되풀이할 수 없다. 국가경제·기업뿐 아니라 국민이 잘 사는 성장정책이 필요하다"며 경제 구조와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장 실장은 “가계소득 비중이 지속해서 줄면서 소비가 줄고, 기업소득 비중과 기업저축은 늘었지만 기업투자는 크게 늘지 않고 있는 게 한국 경제의 현재 구조"라며 "경제성장 성과가 가계소득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국내수요가 정체되고 기업투자가 기업저축보다 작아지면서 성장잠재력이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 실장은 “경제성장의 과실이 일부 대기업에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과 가계에 정당한 몫만큼 돌아가게 하는 성장이 되어야 한다”면서 “소득주도성장이 최저임금에만 국한되지 않고 가계소득 증대, 가계 생계비 절감으로 인한 가처분소득 증대, 사회안전망과 복지 확충이라는 3대 축으로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실장은 현 경제상황을 경제파탄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정당한 평가가 아니며, 이를 최저임금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고용 참사에는 지난 정부에서부터 이어진 경기 부진 등 기저효과도 작용했으며, 올해 말이면 일자리 문제에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2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취재진에 답하고 있다. 장 실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소득주도 성장과 관련한 최근 논란에 대해 설명했다. [연합뉴스]



장 실장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갈등설'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서로 다른 의견이 나오는 것은 부부간에도 피할 수 없다"며 "그러나 국민에 책임지는 자리에 있기에 의견이 달라도 토론을 통해 하나로 만들어내 정책 선택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부총리가 지난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에 출석해 '청와대 정책실장은 청와대 안에 있는 스태프(참모)이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 "김 부총리의 말씀이 정확하다. 저는 스태프다"면서도 "저는 대통령 비서실에서 정책을 맡고 있고 부총리는 정책 집행의 수장이니, 의견이 다를 때는 분명히 밝히고 토론하고 정책의 선택을 이어가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고 했다.

청와대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최저임금 차등 적용 문제와 서울 집값 급등과 관련한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대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최저임금 차등 적용과 관련해 “업종별 차등 적용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기업, 자영업자, 소상공인에겐 일자리안정자금을 차등화해 더 많이 지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부동산 추가 대책과 관련해 “부동산 가격이 최근 강남 일부뿐 아니라 강북까지 확산돼 오르는 것을 매우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매우 가까운 시일 내에 정부에서 부동산 대책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행히 오늘 박원순 서울시장이 용산·여의도 개발 계획을 연기하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들었다”면서 “지금의 부동산은 지방이 아니라 수도권의 문제인데, 과거 거래가 많았을 때와 비교하면 거래량은 5분의1 수준으로 적으면서 가격은 오르는 상황이다.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고, 임대사업자 제도가 도입됐음에도 갭투자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기대심리가 있는 듯하다”고 했다.

그는 또 “강북 부동산 가격 상승이 서서히 생긴 게 아니라 불과 몇 주 만에 생겼다”며 “반드시 이 상황에 대처할 것이고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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