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유리 뮤지컬협회장 "뮤지컬 '독립장르'로 정착…협회 입지 다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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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8-08-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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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시장 생태계 복원, 협회 자생력 확보 등 목표

  • 무료 법률 상담 등 협회원 복지도 관심

이유리 뮤지컬협회 신임 이사장. [사진=한국뮤지컬협회]


"과도기적 상황이다. 이 시기를 잘 넘기면 한국 뮤지컬산업이 내수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자리잡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산업으로의 발전이 침체될 수 있다."

이유리 한국뮤지컬협회 신임 이사장(53)은 최대 고민이자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뮤지컬시장 생태계 복원'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3일 서울 대학로에서 만난 이 이사장은 협회 살림 파악을 끝내고, 방향성 정립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는 유희성 전 이사장이 임기를 3개월 남기고 서울예술단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갑자기 협회를 책임지게 됐다.

이 이사장은 "(유 전 이사장을 제외한) 제작자 중심의 이사장 체제에서의 장단점을 종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뮤지컬시장 생태계 재정비, 협회 자생력 및 협회원들의 실질적인 복지·생존권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프라 구축 등 임기 2년 동안 실현 가능한 것부터 차근차근 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뮤지컬이란 장르를 문화산업으로 인식하고,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는 "뮤지컬은 국내 공연시장 총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독립장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관련 통계가 미비한 것은 물론이고 지원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뮤지컬시장 규모는 연간 매출액 기준 35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는 인터파크를 통한 추정치로, 정확성에 한계가 있다. 제작 환경이나 방식이 보다 투명해져야 하는 이유다. 현재 국회에는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의무 가입 등을 골자로 한 공연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배우 출연료(개런티) 양극화 해결, 결산 및 제작 시스템 체계화 등도 현안 중 하나다. 특히 출연료 문제는 제작·배우·창작분과의 이해관계가 모두 얽혀 있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이 이사장은 "올 하반기 중 이슈화를 할 생각이다"며 "협회가 중간자적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출연료 양극화가 결국 티켓 가격 인상, 수요자 부담으로 연결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협회의 자생력 확보에도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협회원들과의 신뢰 회복, 그에 따른 선순환 구조 정착 등이 선행 과제로 꼽힌다.

그는 "현재 협회는 존재감 자체가 거의 없다"며 "일단 정부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해 내실을 다지려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고용노동부가 지원하는 K뮤지컬아카데미,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한국뮤지컬어워즈 등이 있다.

또 협회원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뮤지컬 사랑방' 운영, 무료 법률·세무 상담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뮤지컬은 계약에 의해 짜여지는 하나의 산업으로, 저작권, 라이선스 등과 관련해 전문적인 자문이 요구된다"며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도 많아서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 이사장은 임기 내 목표 달성을 위해 임원진을 과감하게 교체하기로 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외부 관련기관이나 기업 인사들로 이사진을 꾸린다는 계획이다.

그는 "우물 안 개구리에 그치지 않고, 다른 시장 생태계도 파악하려 한다"며 "태스크포스팀(TFT)도 다양하게 구성해 회원들이 주인의식을 갖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를 조직의 정체성 확립과 개척에 특화됐다고 소개하는 이 이사장은 여성 공연전문기획자 1호로 지칭된다. 1990년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공연사업부장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서울예술대학교 예술경영 교수로서 현장과 학계를 아우르고 있다. 창작뮤지컬 '눈물의 여왕', '바리', '태풍', '겨울연가' 등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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