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호주에 이어 일본과 러시아에서도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와 ZTE를 자국내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 입찰에서 배제시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6일 일본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최근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5G 통신장비 도입 때 중국 업체를 배제하기 위해 구체적인 입찰 제외 방식 등을 둘러싸고 논의 중이라고 28일 홍콩 명보(明報)가 보도했다.
이에 대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 정부로부터 아직 아무 발표도 듣지 못했다며 "이는 산케이 신문의 보도에 불과하다"고 평론했다. 다만 화 대변인은 "해당 보도를 예의주시하며 관련 상황을 파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일본이 중·일 양국기업이 정상적이고 상호윈윈하는 협력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한 환경을 제공하길 바란다"고도 전했다.
중국산 통신장비의 주요 수입국인 러시아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러시아 유력일간지 최대 경제신문인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러시아 통신장비업체와 관련 협회에서는 러시아 정부 측에 화웨이와 ZTE 통신장비의 수입을 엄격히 규정해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업계의 제안에 따라 산업·통신 등 관련부처에 이와 관련해 심사 후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국가안보 위협을 내세워 중국산 통신장비업체를 자국 5G 장비 입찰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앞서 미국정부와 공공기관에서 화웨이와 ZTE 통신장비 서비스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한데이어 호주 정부도 중국업체의 5G 통신장비 공급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의 4G보다 100배 빠른 인터넷 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 5G는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라 할 수 잇다. 5G라는 '고속도로'가 깔려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스마트도시, AI, 자율주행차 등 미래 산업이 꽃을 피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은 2035년 5G가 전 세계에 12조3000억 달러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차세대 핵심 기술인 만큼 세계 각국이 5G 인프라 구축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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