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회사 토요타가 미국 차량공유업체 우버에 5억 달러(약 5570억 원)를 투자하며 제휴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자율주행차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토요타가 우버에 5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보도했다. 토요타와 우버는 처음엔 이를 부인했지만, 끝내 보도 내용을 인정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투자로 우버의 기업가치 평가액이 620억 달러에서 720억 달러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토요타는 2016년에 이미 우버와의 제휴를 발표하며, 금융자회사 등을 통해 수십억 엔을 투자했다. 당시 제휴는 차량공유사업을 위한 것이었다. 우버 운전사가 토요타 차량을 임대해 얻은 수익의 일부를 토요타에 지불하는 구조로 현재도 유지되고 있다.
이번 투자는 자율주행차를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지난 2016년 우버의 미국 경쟁사인 리프트에 5억 달러를 투자한 것과 겹친다. GM과 리프트의 제휴는 자동차 대기업과 차량공유업체의 제휴로는 첫 사례였다.
토요타가 이번에 우버에 투자한 것도 GM과 리프트가 손을 잡은 것처럼 자율주행차를 공동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토요타가 미니밴 '시에나'에 우버의 자율주행기술을 탑재해 다른 회사를 통해 운용하는 내용도 이번 투자 합의에 담겼다고 전했다. 다만 자율주행 시에나를 운용할 제3의 회사가 어딘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에릭 메이호퍼 우버 첨단기술그룹 대표는 이날 블로그에 "2015년부터 우리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자율주행기술을 우버 네트워크에 반영하려고 작업해왔다"며 "우리는 이를 혼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우리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세계적인 수준의 자동차업체들과 계속 제휴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우버는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에서 자율주행차 사망사고를 일으켜 시험주행을 중단하는 등 자율주행차 개발이 정체됐다. 기술력을 갖춘 토요타와 제휴를 강화해 자율주행차 개발에 다시 박차를 가할 태세다.
토요타는 지난 6월 동남아시아 차량공유시장을 장악한 싱가포르 그랩에 1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토요타가 교통 관련 빅데이터를 갖고 있는 차량공유업체들과 손을 잡으며 이와 관련한 차량 유지보수, 금융 등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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