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를 끝으로 극장가의 여름 성수기도 막을 내린다. 최근 다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영화계는 성적은 어떨까.
중국 제일재경일보는 6월 1일부터 지난 25일까지 총 163억4600만 위안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6일이나 앞선 기록으로 올해도 중국 영화시장이 '안정 속 성장세'를 유지할 것임을 예고했다는 평가다.
중국 영화계에서 여름 성수기는 의미가 크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7년간 여름 성수기 영화업계 성적이 꾸준히 향상됐으며 이 기간의 전체 박스오피스에서의 비중도 30%에 육박한다. 여름 성수기의 흐름이 전체 영화시장의 흐름을 반영한다는 판단이 여기서 나온다.
'나는 약신이 아니다', '시훙스서우푸' 등 국산 영화 두 편이 각각 31억 위안, 25억 위안의 흥행 기록을 세우며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나는 약신이 아니다'는 중국의 어두운 제약업계 현실을 꼬집으며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것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극 중 주인공은 인도산 복제 백혈병 약을 기존 정품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팔아 큰 돈을 번다. 이후 의류공장 사장으로 변신하지만 처음 인도산 복제약을 소개해줬던 동료가 비싼 약값을 견디다 못해 자살하면서 다시 복제약을 유통하기 시작한다. 결국 경찰에 적발돼 감옥에 갇히지만 백혈병 환자들 사이에서는 신으로 추앙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핵심 줄거리는 물론 영화 곳곳에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높은 약값에 시름하는 서민들의 사연을 녹아내 현실을 꼬집었고 많은 관객을 울리며 사회적 파장까지 일으켰다. 리커창 총리는 물론 시진핑 중국 주석까지 의료계의 현실을 지적하고 개선을 지시했을 정도다. 이후 가짜 백신 사태 등이 터지면서 영화에 대한 주목도는 더욱 높아졌다.
'나는 약신이 아니다'는 9.0점의 높은 평점을 받기도 했다. 이는 중국어로 상영된 영화 중 2016년 이래 가장 높은 점수로 흥행과 관객평가 모두 잡았다는 면에서 이번 여름 성수기의 '승리자'로 꼽을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훙스서우푸는 아마추어 축구단의 골키퍼로 겨우 살아가는 주인공이 한 달안에 10억 위안을 다쓰라는 한 대만 부호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코믹 영화다. 돈보다는 '꿈'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로 부자들의 각종 투기 행위를 보여주며 현실을 꼬집는 동시에 재미와 감동을 모두 전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 외에 할리우드 영화인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여배우 수치(舒淇 서기)가 출연하기도 한 코믹 영화인 '이추하오시(一出好戲)', 중국 자본이 투자한 '메가로돈' 등이 각각 17억 위안, 12억7000만 위안, 9억7000만 위안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다. 이들 상위 1~5위권 영화의 박스오피스가 전체의 58%를 차지하며 전체적인 상승 흐름을 주도했다.
이 외에 쉬커(徐克·서극) 감독의 '적인걸-사대천왕', 항일투쟁을 그린 셰부야정(邪不壓正) 등이 4억8000만~6억 위안 사이의 흥행기록을 세웠다.
고속 성장세를 보이다 2016년 주춤했던 중국 영화시장은 '국산영화'의 대박행진을 힘으로 지난해부터 다시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박스오피스는 지난해 대비 18% 급증한 320억3100만 위안, 관객 수도 15% 증가한 9억여명을 기록했다.
전망도 낙관적이다. 최근 글로벌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영화시장이 향후 5년간 연평균 5.7%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를 기준으로 추산하면 2022년 중국 영화 시장은 약 131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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