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식품·바이오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이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리며 해외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 전진기지를 구축해 식품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비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식(K-Food)을 전파한다는 목적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냉동식품 전문업체인 미국 카히키사(Kahiki Foods)와 독일 마인프로스트사(Mainfrost)를 인수했다고 28일 밝혔다.
카히키는 1961년에 설립한 냉동식품 회사로 미국 중부 오하이오 주에 위치하고 있다. 일품요리와 덮밥류, 에그롤·스프링롤 등 주로 냉동간편식(HMR)을 취급한다. 월마트와 샘스클럽 등 현지 대형 유통채널에 입점해 판매할 정도로 제품 경쟁력을 갖췄다. 지난해 기준 연 매출 626억원의 중견기업이다.
이번 카히키 인수에 따라 CJ제일제당은 다양하고 차별화한 냉동식품 제조기반을 확보했다. 동부 2곳, 서부 1곳 등 기존 3곳인 미국 내 냉동식품 생산기지가 모두 4곳으로 늘어났다. 특히 카히키의 냉동간편식 제조경쟁력과 생산기술을 기반으로 만두·면·소스 중심에서 일품요리, 밥과 면을 기본으로 한 간편식까지 냉동식품 제품군을 보다 강화하게 됐다. 기존 카히키 냉동 제품도 맛과 품질을 더욱 향상시킬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 내 2만여 개 유통망에 입점해 있는 카히키의 냉동간편식 제품경쟁력에 CJ제일제당의 첨단 기술력을 더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유통채널 확대와 영업력 강화를 통해 현지 소비자 공략에도 힘쓴다. CJ제일제당은 2025년까지 ‘아시안 편의식 대표 기업’으로 미국 내에서 손꼽히는 식품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다.
유럽에서도 한식 브랜드 비비고를 내세워 세력 확장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2010년부터 독일에서 현지 냉동만두 생산을 위해 거래 관계를 유지해온 마인프로스트사를 인수했다. 1964년 설립한 마인프로스트는 CJ제일제당과 협력한 수년 동안 ‘비비고 만두’, ‘비비고 한식반찬’ 등을 생산하며 한식에 대한 이해도와 생산 노하우를 쌓았다.
비비고 만두는 지난해 유럽 시장에 진출한 뒤 1년 새 매출이 2배 이상 급성장하며, 단일 품목으로는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프랑스 까르푸와 르 클레르 등 주요 슈퍼마켓에 입점한 후 지속적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의 이쯔, 독일 잇 해피 등 주요 레스토랑 프랜차이즈와 협업을 통해 유럽 내 한식 만두 인지도를 확대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인수에 대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한국 식문화 세계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월드 베스트(Word Best) 식품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하며 “비비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미국 전역으로 사업을 보다 확대해 한식 전파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 글로벌 생산기지를 넒히며 대륙별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비비고 제품을 동남아시아, 남미, 유럽 등으로 수출을 확대한다. 2020년까지 경쟁력을 갖춘 현지 업체를 추가 인수해 안정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