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별자치시에서 운영되고 있는 장애인활동지원기관(이하 지원기관)이 전담인력 인건비와 운영비를 명목으로 활동지원인들에게 법정수당 등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기사, 8월13일 보도]
최근 <아주경제> 보도와 관련, 세종시청 해당 부서는 지역 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6곳의 지원기관을 점검한 결과 한 곳을 제외하고 나머지 5곳이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5곳의 장애인활동지원기관이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준수할 것을 권고했다"며 "앞으로 근로기준법이 지켜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시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근로기준법이 지켜지지 않아도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
그는 "현행법 상 장애인활동지원기관이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으면 활동보조인이 고용노동부에 직접적으로 고발을 하든지, 고용노동부에서 직권조사를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법정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그동안 업계에선 공공연하게 이어져왔다. 올해 정부에서 확정한 지원기관 서비스단가는 시간당 1만760원으로 이중 장애인활동지원기관이 수수료 25%를 떼어간다.
보건복지부 지침상 활동보조인 임금 지급 기준은 평일 시간당 1만760원의 75%인 시급 8070원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지원기관 측은 보건복지부 지침 75%인 8070원에서 30원을 더해 8100원을 지급하고 있다. 75%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는 지침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올해 최저임금 시급 7530원에서 법정 수당을 포함하면 총 시급 9036원을 지급해야 한다. 그렇다면 근로기준법상 시간당 1만760원에서 9036원을 활동보조인에게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원기관 측은 보건복지부 지침상 75%인 8070원에서 30원을 더해 8100원을 지급하고 있어, 75%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는 지침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의 근로기준법과 보건복지부 지침이 대치된다. 이중 상위법은 근로기준법이지만 지원기관 측은 근로기준법이 아닌 지침을 지키고 있다. 지원기관 측이 법정 수당 등을 지급하면서 근로기준법을 지키면 시간당 1724원을 떼어갈 수 있지만, 지침을 따르면 법정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시간당 2660원을 떼어갈수 있어서다. 이익적 관점으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활동보조인과 중증장애인 매칭 건수가 많을수록 지원기관은 전담인력 한 명의 월급을 제외하고 수익을 얻는다. 사실상 사무실을 갖추고 있어야 지원기관으로 지정되기에 이미 사무실을 갖추고 다른 복지사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정받은 데가 다수기 때문에 운영비는 들어가지 않는 것으로 보여진다.
게다가 일부 지원기관은 표면적으로만 전담인력으로 보여질 뿐, 다른 업무를 하는 직원이 함께 지원기관 업무까지 보고 있어서 문제가 야기된다. 전담인력을 반드시 두게끔 되어 있어서다.
따라서, 운영비와 인건비를 명목으로 법정수당을 줄 수 없다는 지원기관 측의 주장은 이 사업을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운영,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고용노동부 한 관계자는 "장애인복지 사업의 일환이라는 이유로 노동자(장애인활동보조인)의 권리가 교묘하게 기만되고 있다는 제보가 계속해서 접수되고 있다"며 "법으로 규정된 노동의 대가가 반드시 지켜질 수 있도록 바로 잡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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