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최장기 강세장에 쏟아지는 비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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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08-2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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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 최장기 강세장…S&P500·나스닥 사흘 연속 최고치 경신

  • 고평가, 무역전쟁, 금리인상 등 악재…4분기 궤도 이탈 전망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사진=AP·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행진을 재개했지만, 시장엔 오히려 비관론이 번지고 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28일(현지시간)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S&P500은 장중 사상 처음으로 2900선을 돌파했고, 나스닥은 전날 역시 처음으로 8000선을 꿰뚫었다. 다우지수는 지난 1월 26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2만6616.71)에 550여포인트 모자라지만 상승행진에는 동참했다.

뉴욕증시 간판인 S&P500은 올 들어 이날까지 7% 넘게 올랐고, 지난 2월 연중 저점에서는 12% 넘게 반등했다. 뉴욕증시는 지난 22일부터 역대 최장기 강세장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S&P500지수 추이[그래프=구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은·Fed) 의장이 지난주 잭슨홀미팅 기조연설에서 점진적인 금리인상 방침을 재확인하고, 전날 미국과 멕시코의 무역협상이 타결된 게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끌었다.

시장에서도 미국 경제의 강력한 성장세와 기업들의 탄탄한 실적이 한동안 랠리를 떠받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 오히려 비관론이 쏟아지고 있다. 비관론자들은 미국 증시의 랠리가 올 4분기에 궤도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금융자문업체 임바크그룹의 피터 투굿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의 '스쿼크박스유럽' 프로그램에 나와 미국 증시에 대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월가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 추세가 계속 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주가수준 척도는 사실이지, 의견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국 증시의 주가 수준이 너무 높아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말이다. 

3000억 달러를 운용하는 T로프라이스의 세바스티안 페이지 펀드매니저는 "우리는 거북한 강세장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증시가 지금까지 잘 된 게 강력한 기업실적에 따른 것이었다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혁(감세)과 에너지가격 회복이 이를 주도했다고 지적했다. 

페이지는 강세장의 핵심인 기업실적 성장세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봤다. 순이익 증가세가 그동안 20% 수준이었는데 올해 말에는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순익 증가세가 높은 한 자릿수가 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페이지는 지난해 동반 성장한 세계 경제가 다시 갈라지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럽의 금융부문이 취약해졌고, 달러 강세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지난 2월 이후 5.8% 반등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의 강력한 성장세가 향후 12~18개월간 지속되고 실업률도 계속 떨어지겠지만 증시는 삼각파에 흔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감세 효과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투자자들은 노동비용 증가, 금리상승 등과 씨름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강세장의 전성기는 이미 지났다"고 말했다.

비관론자들은 강세장을 흔들 악재 가운데 하나로 무역전쟁을 꼽는다. 트럼프 행정부의 폭탄관세가 궁극적으로 소비재 가격을 끌어올리면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돼 경제는 물론 기업실적에도 역풍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연준의 성급한 금리인상 가능성을 우려하는 이들도 많다. 연준은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가나 임금이 급격히 올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 과도한 속도로 금리를 올릴 수 있고, 이는 경기침체를 촉발하기 쉽다는 설명이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윌리엄 홉스 투자전략 부문 책임자는 "경기침체는 맑고 푸른 하늘에서도 비처럼 쏟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도 주가 수준이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S&P500의 주가수준을 반영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이 현재 약 17배로 지난 1월의 19배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미국 증시의 랠리를 주도하고 있는 기술주의 거품 가능성을 우려한다.

이밖에 시장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에 따른 정정불안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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