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전쟁의 직격타를 맞고 휘청댄 중국 대표 통신장비업체 중싱(中興·ZTE)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미국발 '제재'의 그림자가 ZTE의 상공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21세기경제보도가 29일 보도했다. 하지만 단기간에 완전히 예전의 흐름을 찾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ZTE는 28일 '2018 2차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경영 정상화'를 선언하고 최근의 회복 성과를 주주들에게 소개했다. 미국이 대북·대이란 제재 위반을 이유로 미국 기업 제품의 ZTE 수출을 금지하면서 사지로 몰렸던 ZTE는 고위 경영진을 교체하고 벌금 등을 지불해 기사회생했다. 미국은 지난달 13일 ZTE에 대한 제재를 철회했다.
이날 주주총회에 참석한 리쯔쉐(李自學) ZTE 신임 회장은 "최근 ZTE의 핵심 업무가 완전히 회복됐다"면서 "연구개발(R&D)도 빠르게 회복 중"이라고 말했다. 쉬쯔양(徐子陽) 최고경영자(CEO)도 "직원 이직률이 예년 수준을 유지하면서 우려했던 핵심 인력 유출은 없었다"면서 "7월과 8월 주문량도 작년 같은 기간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ZTE 경영이 서서히 살아나고 ZTE가 주목하는 5G 관련 호재가 잇따르면서 주가도 빠르게 상승 중이다. 최근 공업신식화부(산업정보화부 격)와 발전개혁개발위원회(발개위)가 5G 미래 발전방향을 제시했고 5G 주파수 지정도 임박했다. 이에 따라 최근 15일간 ZTE의 A주 주가는 34.40% 이상 상승했다. 28일 마감가는 18.95위안으로 이는 다수 금융기관의 예상을 넘는 숫자다.
하지만 실적까지 상승세를 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측에 10억 달러의 벌금 등을 낸 영향으로 올 상반기 ZTE는 70억~90억 위안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2분기 실적 자체도 부진했다. 최근 주문량이 회복됐지만 실적을 단기간에 끌어 올리기는 힘이 부족하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ZTE 임원진이 생산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밝혔지만 이러한 변화가 매출의 전면적 회복으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내년에야 실적이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안보를 이유로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와 ZTE 통신장비를 거부하는 국가가 늘고 있는 것도 부정적이다. 미국, 호주에 이어 최근 일본 정부까지 기밀정보 유출, 사이버 공격 대응 등을 이유로 화웨이와 ZTE 제품을 입찰에서 제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