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23세 이하(U-23)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준결승전에서 베트남과 맞붙는다. 한국은 이날 오후 6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베트남과 결승 티켓을 놓고 4강전을 치를 예정이다.
양 팀은 모두 직전 경기에서 연장 접전을 펼친 끝에 극적으로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한 끝에, 연장 후반 황희찬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4-3으로 승리했다. 베트남 또한 8강전에서 연장 후반 뉴엔 반 또안의 극장골로 1-0으로 시리아에 신승을 거뒀다.
성인 대표팀 기준으로 8월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는 한국 57위, 베트남 102위다. U-23 대표팀이 출전하기 때문에 양 팀의 전력이 FIFA 랭킹과 반드시 비례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소속인 손흥민은 물론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하고 있는 황의조가 포함된 한국이 전력상 우위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물론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당시의 전력을 거의 그대로 갖추고 있는 베트남의 조직력 또한 얕잡아 보기 어렵다. 사상 최초로 아시안게임 4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학범슨' 김학범 감독과 '쌀딩크' 박항서 감독의 '한국인 사령탑' 대결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두 감독 모두 K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명장들이다. 김학범 감독은 성남 일화 천마에서 처음 지휘봉을 잡았다. 강원과 성남, 광주에서 지도자 커리어를 쌓으며 정규 리그는 물론 FA컵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바 있다.
박항서 감독은 경남과 전남, 상주 등 중소 클럽에서 특유의 조직력을 앞세운 축구를 보여왔다. 상주에서 구단 수뇌부와의 마찰로 사임한 박 감독은 "환경보다 내 축구 철학을 펼칠 수 있다면 프로든 대학이든 상관하지 않는다"며 창원시청 축구단을 맡기도 했다.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으면서 '박항서 매직'으로 '쌀딩크'라는 찬사를 받았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박항서 감독에게 이번 대회는 생애 두 번째 아시안게임이라는 것이다. 박 감독은 2002년 부산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은 바 있다. 2002 한일 월드컵의 수석코치로서 '4강 신화'에 일조한 만큼 거스 히딩크 감독의 운영체제를 이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한국은 4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이란에 패했다.
간신히 동메달은 땄지만 아시안게임의 경우 금메달을 따야 병역 면제를 받을 수 있다. 월드컵 대표팀 탈락의 울분을 금메달로 대신하려 했던 이동국이 입대해야 했던 까닭이다. 당시 이영표의 페널티킥 실축은 '이동국 군대가라 슛'으로 여전히 회자하고 있다. 과연 박 감독이 자카르타에서 부산 대회의 설욕을 할 수 있을지 또한 경기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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