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장관 한미훈련 재개 시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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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8-08-2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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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국방부 장관 한미훈련 발언 내용 정리 기사 홈페이지서 삭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28일(현지시간) 회견을 하고 있다. [EPA = 연합]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한미훈련 재개를 시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28일(현지시간) 매티스 장관이 브리핑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긴밀히 협력할 예정이고 그가 필요한 것을 지원할 것"이라며 "현 시점에 한미훈련에 대한 추가 중단 논의는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매티스 장관은 "훈련은 지속되고 있고 현 시점에서 훈련 일정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내용을 정리한 매티스 장관의 발표 내용을 정리한 기사는 현재 홈페이지에서 삭제됐다. 매티스의 장관의 발표 내용은 그대로 남아 있다.

국방부가 장관의 한미훈련 관련 발표 내용을 정리한 기사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한 것은 미국 정부 내에서 이같은 발표를 놓고 혼선이 일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의 자체 기사는 한미훈련이 재개될 것처럼 제목을 뽑고 있어 문제가 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과 협상이 교착되고 있는 가운데 매티스 장관의 발언이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나온 조치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매티스 장관이 추가로 한미훈련을 중단하기 위한 논의가 없다고 한 것이 현 시점에서 중단했던 한미훈련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해석될 여지도 있기 때문에 미 정부가 매티스 장관의 발언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 정부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하는 강경 방안을 결정했지만 북미협상의 판을 깨지는 않기 위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취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에 따르면 매티스 장관과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우 이번에 취소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애초에 반대했던 강경파로 분류된다. 매티스 장관의 한미훈련 재개로 해석될 수도 있는 강경 발언에 대해 대북 협상을 주도하는 국무부 측에서 이의를 제기하면서 한미훈련과 관련한 매티스 장관의 발언을 놓고 미국 정부 내에서 갈등이 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매티스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한미훈련을 지속적으로 중단하도록 요구하겠느냐 아니면 재개하도록 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대통령과 국방부가 어떻게 하길 원하는지 들어봐야 할 것 같다"며 "폼페이오 장관과 매티스 장관은 자주 논의하고 있고 우리는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한국과 동맹국들과도 관련해 협의를 하고 있다. 우리 입장에 변화가 있다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로건 미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한미훈련을 추가로 유예할 계획이 없다는 매티스 장관의 발언이 훈련 재개를 시사한 것이냐는 미국의소리(VOA)의 질의에 "앞으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것과 관련해 어떤 결정도 이뤄진 것이 없다"고 했다. 그는 "지난 6월 22일 싱가포르 합의를 지원하기 위해 동맹국인 한국과 매티스 장관은 올해 특정 훈련을 유예하기로 했다"며 "프리덤 가디언 훈련과 두 차례의 한미해병대연합훈련이 거기에 포함됐다. 다른 훈련에는 어떤 결정도 이뤄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요구 수준을 높여 폼페이오 방북이 취소됐다는 관측도 나왔다. CNN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에 보낸 서한에서 김정은 정권은 미국이 여전히 평화협정을 서명하기 위한 기대에 부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아 진전이 어렵다고 느끼고 있다고 썼다고 소식통들이 밝혔다고 전했다. 기존의 종전선언보다 수준이 높은 평화협정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방북 취소 결정 나흘만에 입장을 내놨다.

폼페이오 장관은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을 통해 “북한 방문 연기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려는 준비가 돼 있다면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이 동의한 최종의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 목표는 세계의 목표"라며 "미국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이 주민들에게 밝은 미래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에 북한이 나서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나워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외교적 노력이 난항에 빠졌느냐는 질문에 “외교적 노력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대통령은 닥친 도전과 어려움을 직시하고 있다"며 "장관은 이 문제가 시작부터 쉽지 않고 긴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어떤 때는 진척이 있고 멈출 수도 있다. 적절한 시기가 오면 추가 협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나워트 대변인은 또 트윗에서 비핵화에 진전이 없다고 한 데 대해 대통령과 얘기를 나눠봤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충분한 진전이 없다고 한 것이고 이는 큰 차이가 있다”며 “만족할 만한 진전이 없다는 것이고 진전이 있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폼페이오 장관이 그저 비행기를 타고 북한에 가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진지하고 실질적인 논의를 하기 위해 가려는 것이다. 그런 협의가 있어왔다.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관련해 충분한 진전이 이뤄지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마르코 루비오 의원이 협상이 실패했다고 밝힌 데 대한 질문에는 “지난해 일어난 일을 보자. 미사일이 발사되고 핵실험이 있었던 지난해와는 매우 다른 시점에 있다. 지난 여름에 어땠는지, 미국인들이 얼마나 두려워했었는지 기억하고 있다. 지금은 많이 다른 지점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내달 방북을 취소하라고 요구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문 대통령이 과거에 말 한대로 비핵화가 진행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핵화가 있어야 하고 문 대통령은 이를 분명히 여기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동맹국인 한국, 일본과 우호적이고 솔직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워트 대변인은 진전이 없다면 취소해야 하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문대통령이 과거에 말했던 비핵화의 중요성을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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