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의사가 임신중절수술(낙태)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국내에서는 판매가 불법인 유산유도제 ‘미페프리스톤(미프진)’ 유통이 더욱 기승을 부릴까 우려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낙태수술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형법 제270조를 위반해 낙태 수술을 한 경우, (의사)자격정지 1개월을 내린다는 조항을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 일부 개정안을 통해 내걸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불법으로 판매되는 낙태약의 유통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금도 미프진을 판매하는 공식 홈페이지가 있는 등 인터넷을 통하면 낙태약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게다가 해당 내용이 언론으로 보도되자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미프진을 홍보하는 게시글이 줄을 이었다.
미프진은 태아가 자궁 안에 잘 있도록 해주는 호르몬 ‘프로제스테론’ 생성을 억제해 임신 유지를 어렵게 하는 유산유도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그 안전성과 효과를 인정받았으며, 낙태 성공률도 90~9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50개국 이상이 이를 승인해 판매하고 있으나, 다수 국가는 병원의 처방이 있어야만 미프진 복용이 가능하다.
산부인과의사회도 의사 처방 없이 미프진을 불법으로 구매해 복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밝히며, 불법 유통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석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장은 “미프진 복용은 자궁수축이나 하혈, 쇼크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 없이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또 “낙태 수술을 거부 선언한 만큼, 더 많이 불법 유통될 것이 뻔하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나 보건복지부 등은 이러한 낙태약 불법 유통과 관련해 조사해 단속해야 한다.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식약처가 의약품 불법 유통을 차단‧감시하고 있지만, 관리가 쉽지만은 않다. 미프젠 판매업체 관계자는 “구매 후 2~3일 내로 배송이 가능하다”며 “판매는 불법이지만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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