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홍콩증시에 대어(大魚)급 기업들이 몰려온다.
텐센트가 투자한 중국 배달앱 메이퇀(美團),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중국 대표 훠궈(火鍋 중국식 샤부샤부)음식점 하이디라오(海底撈), 그리고 화싱캐피털(華興資本)이다. 이들이 홍콩 증시에서 조달하는 자금만 모두 6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최근 홍콩 주식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기업들이 과연 성공적으로 증시에 데뷔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 중국 '배달앱 강자' 메이퇀 시총, 샤오미 뛰어넘을까
우선 메이퇀이 내달 20일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한다. 30일 홍콩 명보(明報)에 따르면 메이퇀은 지난 23일 기초투자자 명단을 결정하고 내달 13일 공모가를 책정한 후 20일 증시에 데뷔한다.
시장은 메이퇀이 IPO를 통해 최소 312억 홍콩달러(약 4조4000억원)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앞서 지난 8일 상장한 중국 국영 통신인프라 기업인 차이나타워(534억 홍콩달러), 지난달 9일 상장한 중국 토종 스마트폰기업 샤오미(390억 홍콩달러)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 큰 규모다.
텐센트 투자를 받고 있는 메이퇀의 정식 이름은 메이퇀뎬핑(美團點評)이다. 중국 최대 소셜커머스 기업인 메이퇀과 음식리뷰업체인 뎬핑이 2015년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현재 메이퇀의 중국 음식배달 시장점유율은 약 50%로, 기업가치는 약 450억~550억 홍콩달러로 매겨진다. UBS그룹은 상장후 메이퇀 시가총액이 샤오미보다 더 높은 최대 7400억 홍콩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하이디라오, 화싱캐피털 줄줄이 상장
이어서 하이디라오가 내달 27일 상장한다. 봉황망(鳳凰網)에 따르면 하이디라오는 내달 3일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상장 로드쇼를 진행, 11일 기초투자자 명단을 확정한 후 12일부터 글로벌 상장 로드쇼를 진행한다. 20일 공모가를 책정한 후 27일 홍콩거래소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하이디라오의 IPO 규모는 최대 78억 홍콩달러로, 상장후 시가총액은 약 702억~936억 홍콩달러로 추산됐다. 시장은 중국투자공사(CIC), 블랙록, 힐하우스캐피털, 피델리티 등이 하이디라오 기초투자자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인 28일 화싱캐피털이 홍콩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화싱캐피털은 IPO를 통해 약 23억4000만~31억2000만 홍콩달러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창업 벤처기업 전문 컨설팅업체인 화싱캐피털 기업가치는 약 234억~273억 홍콩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 홍콩증시 부진 속 성공적 데뷔는 '글쎄'
IPO 대어 3곳의 자금조달 규모를 모두 합치면 420억 홍콩달러(약 6조원)가 넘는다. 다만 최근 부진한 홍콩 주식시장 상황으로 비춰볼 때 성공적으로 증시에 데뷔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해 보인다. 홍콩 항셍지수는 올 1월 최고점 대비 15% 넘게 하락한 상태다.
예상즈(葉尙志) 디이상하이(第一上海)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주 상장은 보통 시장의 전체적인 흐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현재 홍콩 증시가 부진한데다가 내달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만큼 투자자들이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러면서 하이디라오 브랜드 효과가 투자자를 끌어모으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앞서 샤오미 등 '스타급 기업' IPO가 썰렁했던 만큼 9월 IPO 대어들이 성공적으로 증시에 상장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7월초 상장한 샤오미의 경우, 주가는 공모가 대비 상승폭이 1%도 채 되지 않는 상황이다.
즈야오후이(植耀輝) 야오차이(耀才)증권 연구부 총감은 "메이퇀의 경우, IPO 열기가 뜨겁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볼때 기업 전망이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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