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4~6월) 미국 기업들의 순익이 6년만에 가장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감세와 경기 호황 덕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29일(현지시간) 올해 2분기 미국 전역에서 기업들의 세후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1% 늘었다고 발표했다. 6년래 최고 증가율이다.
세전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7.5% 늘면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통과된 법인세 인하 등 감세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 미국 기업들이 낸 세금은 전년 동기 대비 3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 호황도 실적을 떠받쳤다. 미국 상무부는 29일 올해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종전의 4.1%에서 4.2%로 상향 조정했다.
S&P500 기업들의 경우 주당 순익은 2분기에 24.8% 뛰면서 2010년 말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고 톰슨로이터는 집계했다. 매출은 9.5% 늘면서 2011년 가을 이후 가장 큰 폭 증가했다.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미국 증시 역시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29일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0.6% 상승하면서 2914.05에 거래를 마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역시 1% 오른 8109.69를 기록했다. 두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였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0.23% 오른 26124.57에 마감했다.
문제는 기업들이 무역전쟁과 감세 효과의 둔화 속에서 계속 순익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느냐다. 많은 기업들은 향후 실적을 위협할 요인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을 꼽고 있다. 북미무역자유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타결이 예상되면서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세계 2대 경제대국 미국과 중국과의 무역전쟁은 조만간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오는 9월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에 10~25%의 관세를 매기는 등 ‘가을 대공세’를 벌일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월가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이 급격히 꺾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다만 내년에는 다소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버렌버그캐피탈마켓츠의 로이아나 레이드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은 늘어난 수익으로 올해 하반기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미국 내 강력한 내수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생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경제 지표는 현 분기에도 실적 호조 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7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월비 0.5% 증가하면서 건강한 소비 확장을 신호했고, 기업들의 자본재주문 역시 전월비 1.4% 늘었다.
그밖에도 미국의 민간 경제 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가 28일 발표한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비 하락했을 것이라는 전망을 깨고 상승, 2000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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