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인 비율이 전체 인구의 약 70%에 달하는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이 대표적이다. 선전시 규획국토위원회는 지난 29일 열린 선전시 국제 부동산 박람회에서 국유기업에서 지은 아파트 단지 일부를 '집세 안정 주택(穩房租商業房)'으로 지정했다고 홍콩 명보(明報) 등 현지 언론이 30일 보도했다.
선전시 국유기업인 선전지하철그룹과 선전그룹이 합자 형식으로 설립한 부동산 개발회사에서 신규 건설한 탕랑청(塘朗城) 아파트 단지내 1개동 248가구가 대상이다. 아파트는 부동산 개발회사가 소유하되, 정부 관리감독 아래 운영하는 방식이다.
선전시는 해당 아파트 임대료는 인근 동등한 수준의 아파트보다 낮은 수준으로 책정하고, 해당 주택 집세를 매년 한 차례, 인상폭은 5%를 넘지 않도록 제한했다. 그리고 선전시 1년 이상 거주한 무주택자는 누구든지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르면 내년 5월부터 세입자들이 들어와 살 수 있다. 단, 신청자가 직접 들어와 살아야하며, 제3자에게 재임대를 줄 수는 없도록 규정했다.
이는 선전 시내 집세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선전임대료 지수는 11개월 연속 전달 대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주택 임대료의 경우, 올 들어 30% 상승했다. 이에 따라 선전시 세입자들 사이에서 집세가 너무 비싸다는 아우성이 나오고 있다.
선전시 집세가 근래 들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최근 시 당국에서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억제하기 위해 강도높은 규제책을 내놓은 것과 관련이 있다. 이로 인해 집값은 떨어진 반면 집세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지난 2015~2016년 선전시 집값은 한해 60% 뛰는 등 크게 올랐다. 당시 비싼 돈을 주고 주택을 매입한 집주인들이 부동산 거래가 막히자 집세를 올리는 방식으로 주택대금을 회수하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자 본래 집을 사려던 사람들이 주택 임대시장으로 몰리면서 임대 수요가 높아진 것도 집세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7~8월은 대졸자 구직시즌으로, 전통적인 주택 임대시장 성수기인데다가 최근 들어 장기 임대주택 사업자들이 주택을 대량 매입해 고가에 임대를 주면서 월세 가격을 끌어올린 측면도 있다.
앞서 중국 수도 베이징도 치솟는 집 월세를 억제하기 위해 악덕 부동산 중개업소에 철퇴를 가하고, 쯔루(自如)·샹위(相寓) 등 장기 임대주택 사업자를 소환해 면담하는 이른 바 '웨탄(約談)'을 실시, 제멋대로 월세를 올리지 못하도록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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