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 월가의 상징인 황소상(Charging Bull)[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하고 있지만, 정작 이번 랠리를 주도한 기술주엔 '숏(매도)베팅' 바람이 불고 있다.
블룸버그는 29일(현지시간)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알파벳(구글 모회사) 등 미국 대표 기술주, 이른바 'FAANG'에 대한 숏베팅이 지난 1년간 40% 넘게 늘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투자자들이 글로벌 강세장의 최대 주도 세력 일부를 등지는 베팅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가 금융분석업체 S3파트너의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비관론자들이 전날 현재 FAANG의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전제로 숏베팅한 자금은 370억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42% 증가했다.
FAANG 중에도 아마존이 가장 많은 100억 달러어치의 숏베팅 표적이 됐다.
이호르 두사니우스키 S3파트너 리서치 책임자는 "기술주가 올해 크게 올랐다"며 "많이 오를 수록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숏베팅의 표적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세장이 결승선 반대 쪽으로 진입한 만큼 펀드매니저들은 투매와 시장 전반에 대한 숏베팅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는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난 2009년 3월부터 강세장을 뽐냈다. 지난 22일부터 역대 최장기 강세장 기록을 새로 쓰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뉴욕증시의 기술주 대표 지수인 나스닥은 지난 28일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했다. 나스닥지수는 올해 30% 가까이 올랐는데, 블룸버그는 FAANG의 기여도가 48%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증시 내 숏베팅에서 10대 기술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에 대한 매도 포지션 규모가 190억 달러로 가장 크다는 설명이다. 비기술주 가운데는 소비재량재, 자동차업종에 묶인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가장 큰 매도 표적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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