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주의 도심 속 진주찾기] 제주도 이효리 집 얼마에 팔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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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주 기자
입력 2018-08-3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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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승세 보이던 제주도 집값, 10개월 만에 하락...활황 끝 찾아오는 위기 대비해야

지난 23일 태풍 솔릭이 지난간 제주시 도남동 정부지방종합청사 위로 무지개가 떠올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8월의 마지막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40도에 육박했던 더위가 언제였냐는 듯 비가 오자 밤 기온도 서늘해지고 있고요. 여름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분들 중엔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주 여름 휴가를 다녀온 저에겐 유독 이번주가 버겁게 다가오고 있네요.

제가 이번 여름 휴가지로 택한 곳은 제주도였습니다. 고등학생 때 수학여행을 다녀온 이후 십 몇 년 만에 다시 방문한 제주도라 기대에 부풀었죠. 그리고 동시에 절대 제주도 부동산은 쳐다보지도 않겠다고 다짐하고 비행기를 탔습니다. 하지만 역시 공항에 내리자마자 제 눈에 들어오는 건 ‘2억원에 40평대 전원주택 마련’이라는 현수막이었습니다.

여기저기 펄럭이는 현수막을 보듯이 제주도 부동산 상승세에 불을 지핀 건 가수 이효리씨의 ‘효리네 민박’이 아닌가 싶습니다. JTBC의 이 방송 이후 제주도 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주 열풍이 불기도 했죠.

하지만 결국 이효리씨의 집까지 찾아오는 관광객들에 못 이겨 JTBC는 이 집을 인수했습니다. 이효리씨가 살기 시작했을 2012년 당시 3.3㎡당 8만원대였던 이 집은 3.3㎡당 150만원대인 14억3000만원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건축비 등 기타 비용을 감안하면 6년여 만에 10배 넘게 뛴 셈입니다.

올 초부터 지방의 분양시장이 청약 미달 사태를 겪으며 위기가 찾아왔다는 기사가 쏟아졌지만, 그 중에서도 제주도는 굳건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제주도의 지난 2016년 주택매매가격은 4%대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국 평균 상승률인 0.71%에 비해 6.5배가량 높은 수치죠.

그러나 최근 제주도도 청약 미달 사태를 겪고 있습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제주시 연동에서 분양한 단지는 전용면적 38㎡가 1순위 해당지역 124가구 모집에 10여건이 접수되는데 그쳤습니다. 같은 달 제주시 한립읍에서 분양한 단지도 1순위 청약자가 없었습니다.

여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최근 2~3년 동안 제주도의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당분간 조정시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제주도의 주택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02%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에 하락한 것이죠.

제주도에 집을 매입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서울에 집이 있고 가끔 전원생활을 하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므로 소형평형대의 아파트가 필요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여기에 ‘예멘 난민사태’에 따른 섣부른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고요. 

저는 제주도에 있었던 일주일 동안 부동산 투자를 유도하는 수 많은 현수막을 지나쳤습니다. 대부분이 제주도는 규제지역이 아니니 마음놓고 투자해도 된다는 뉘앙스의 문구들이었습니다. 지방 주택 시장이 침체기를 넘어 벼랑 끝에 몰렸다는 걱정이 흘러나오고 있는 지금 제주도도 한 때의 영광을 추억하며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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