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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앱마켓 시장에서 구글플레이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구글플레이의 거대한 영향력에 30%에 달하는 수수료는 불가피한 비용으로 간주된다. 이처럼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구글플레이는 지난 한 해 국내에서만 3조4342억원을 벌어들였다. 매출의 90% 이상은 게임 플랫폼에서 발생했다.
2일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 5곳이 지난해 출시한 신작 22개 가운데 21개가 구글플레이에 입점한 상황이다. 올 상반기 국내 구글플레이 앱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한 엔씨소프트 '리니지M'의 경우 총 4156억원을 벌었고 수수료로 1246억원을 지불했다. 구글이 지난해 앱 거래 수수료로 벌어들인 금액은 1조 4640억원에 달한다.
과도한 수수료 부담에 반기를 드는 업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3위 앱마켓 사업자인 원스토어(앱마켓 시장 점유율 13.5%)는 7월 1일부로 앱마켓 입점 수수료를 5% 낮추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수수료 인하로 각 개발사들의 마케팅 여력을 늘리고,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배수진을 친 셈이다.
이번엔 PC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를 서비스하는 에픽게임즈가 탈구글을 외쳤다. 에픽게임즈는 구글의 과도한 유통 수수료 정책에 선을 그으며 자체적인 플랫폼으로 게임을 서비스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삼성전자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임을 유통하는 방식을 택했다. 업계에서는 에픽게임즈의 '이유있는 반항'에 숨죽이며 사태를 예의 주시했다.
구글은 직후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설치 프로그램이 보안에 취약하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포트나이트가 별도의 설치 앱을 외부저장소에 다운 받는 과정에서 멀웨어 등 악성코드 등이 포함된 앱이 설치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구글의 독점적 횡포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정부가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서울 강남구 구글코리아 본사를 찾아 시장지배력 남용 혐의로 약 3주간 현장조사를 벌였다. 공정위는 앞서 지난 4월에도 '모바일 게임 유통플랫폼 공정거래 실태조사'를 벌였다.
전문가들은 '구글 천하'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나마 자본력이 탄탄한 에픽게임즈같은 게임사나 구글에 반기를 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탈구글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향후 투명한 유통 구조가 정착되기 위한 '진통'의 과정이라고 진단한다. 지난달 유럽연합(EU)이 구글의 시장지배력 남용을 이유로 과징금 43억 4000만 유로(5조 7000여억 원 상당)를 부과했듯이 우리나라 정부의 강력한 규제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업체들도 최근 구글의 독점에 반기를 들고 나서고 있다"면서 "국내 대형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탈구글 시도와 정부의 꼼꼼한 관리와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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