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부담이요? 없어요. 개인적으론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제패한 이정은6은 올해 우승 없이 준우승만 세 차례 기록했다. 그러다보니 주위에서 ‘언제쯤 우승이 나올까’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듣는다.
하지만 이정은은 우승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우승 없이도 올 시즌 성적에 스스로 만족하고 있기 때문. 다만 이정은이 남긴 한 마디는 ‘그래도 우승’이었다. “우승을 목표로 하지 않는 선수가 있을까요?”
이정은이 올해 첫 우승 기회를 다시 잡았다. 이정은은 1일 강원두 춘천 제이드팰리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한화 클래식(총상금 14억원)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이날 출전한 62명의 선수 가운데 이승현(6언더파 210타)과 함께 가장 많은 타수를 줄인 이정은은 중간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 이소영(11언더파 205타)에 1타 차 단독 2위에 올랐다.
이정은은 전반 9개 홀에서만 버디 5개를 잡으며 최고의 샷감을 보였다. 무서운 상승세를 탔던 이정은은 후반이 조금 답답했다. 7개 홀 연속 파 행진을 벌이다 17번 홀(파4)에서 여섯 번째 버디를 추가했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어프로치 샷 실수로 보기를 적어낸 것이 아쉬웠다.
마지막 홀 보기로 콜라를 마실 기회를 잃은 이정은은 그래도 만족스러운 날이었다. 이정은 ‘노보기 데이’에 잠시 끊은 콜라를 한 캔 선물하기로 했다. 이정은은 “오늘은 샷과 퍼팅 감이 좋아 위기 없이 모두 안정적으로 친 것 같아 만족스러운 경기였다”며 “마지막 보기가 아쉽지만, 내일 할 보기를 미리 했다고 생각하며 최종라운드 준비 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은은 “1라운드 때 굉장히 오랜 만에 맛있게 콜라를 마셨는데, 그래서 2라운드에 보기를 많이 한 것 같진 않다”면서 “오늘도 콜라를 마실 절호의 찬스였는데 어프로치 샷 미스로 기회를 놓쳐 아쉽다”고 웃었다.
이정은은 최종일 1타 차 뒤집기에 도전한다. 그렇다고 조급증은 없다. 이정은은 “솔직히 시즌 초부터 우승에 대한 조급함이나 압박감은 없었는데, 주위에서 내 우승을 기다리는 분들이 많이 있으신 것 같다”며 “개인적으론 부담이 없다. 개인적으론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개의치 않았다.
이번 대회 목표도 첫날과 변함없다. 이정은은 “목표를 잡았던 페어웨이를 지키는 것이 오늘 굉장히 잘 지켜졌다. 그래서 성적이 잘 나오는 것 같다”며 “내일도 페어웨이를 잘 지키면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우승에 대한 속내를 내색하지 않았을 뿐 부담 없이 플레이를 하기 위한 자기주문이었다.
이소영은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11언더파 205타를 기록, 이정은을 제치고 단독 선두 자리를 되찾아 시즌 3승 발판을 마련했다.
이소영은 “전반에는 샷이 조금 흔들려 파로 막느라 힘들었는데, 후반에 버디가 많이 나와 잘 마무리했다”며 “사흘 내내 기죽지 않고 편하게 즐기면서 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소영은 “상금이 많아 우승을 하고 싶긴 하지만, 톱3 안에 든다는 마음으로 치겠다”면서 2016년 신인왕 다툼을 벌였던 이정은과 챔피언조 맞대결에 대해서도 “이정은과 경쟁도 그냥 재밌게 둘이 치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이 대회 우승 상금은 3억5000만원이다.
한편 이날 ‘슈퍼루키’ 최혜진은 3라운드를 모두 마친 뒤 왼쪽 발과 발목 사이에 피로로 인한 근육 손상이 생겨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기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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