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에 김현석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장(사장) 등 삼성과 LG의 고위 경영진이 참석해 저마다의 관심사를 드러냈다.
◆삼성 고위 경영진, ‘내 분야 트렌드’는?
김 사장은 빌트인 제품에 대해 주목했다. 그는 개막 첫날 첫 방문지로 유럽의 대표적인 강자 밀레의 부스를 택했다.
김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유럽이야 밀레가 넘버원이다보니 그런 회사들을 주로 보고 있다"며 "유럽 소비자들은 우리나라와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빌트인을 가전 분야에 새로운 먹거리로 꼽고 있다. IFA 2018에서도 유럽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자사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명품 주방가구로 유명한 독일 놀테(Nolte), 이탈리아 루베(Lube) 등과 협업해 최고급 빌트인 가전 전시존을 꾸렸다.
프리미엄 플랫 디자인이 적용돼 주방 인테리어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유럽형 양문형 냉장고(RS8000)와 '모더니스트 컬렉션' 등 데이코의 럭셔리 빌트인 라인업도 전시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유럽 빌트인 시장은 18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로 이는 전체의 40%에 달한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무선사업부)부문장(사장)도 전시회장을 찾았다. 그는 지난달 글로벌 출시한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의 현지 분위기 파악에 초점을 맞췄다.
개막실날 삼성전자 부스의 ‘갤럭시노트9존’을 둘러본 고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아이디어를 잘 냈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9존을 전시장 중앙에 배치하고 사람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홍현철 삼성전자 서남아총괄 부사장도 인도에서 약 7000km 떨어진 IFA 2018 행사장을 직접 찾았다.
홍 부사장이 담당하고 있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이 최근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과 ‘격전지’로 변모하면서 경쟁자의 현황을 현장에서 직접 살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홍 부사장은 이날 IFA 2018 화웨이 부스에서 기자와 만나, 해당 업체의 기술 수준을 묻는 말에 “좋습니다”라며 치켜세웠다. 최근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를 과거의 ‘추격자’가 아닌 ‘경쟁자’로 인정한 셈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2년만 해도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40%가 넘는 점유율로 1위를 점하고 있었으나, 샤오미와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지난해 20%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는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여기에 현지 시장에 화웨이, 오포, 비포 등도 적극적으로 가세하는 상황이다. 홍 부사장이 바쁜 일정을 쪼개 인도에서 독일까지 날아온 이유이기도 하다.
◆LG 고위 경영진, ‘미래 비전’은?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일본의 파나소닉과 소니, 독일의 지멘스 등 가전의 전통적인 강호들의 부스를 중점적으로 둘러봤다. 그는 지난해 LG가 70주년을 맞은 이후 ‘그룹의 100년’을 위한 미래 먹거리 확보에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개막식날 올해 100주년을 맞은 파나소닉 부스를 제일 먼저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조 부회장은 LG전자의 100년 대계에 AI(인공지능)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그는 IFA 2018의 첫 기조연설자로 연단에 서 ‘AI로 당신은 더 현명해지고, 삶은 더 자유로워집니다’라는 주제로 AI가 가져올 미래에 대해서 누구보다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조 부회장은 “AI는 사람들이 더 자유롭고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며 “AI 제품들은 퇴근시간에 맞춰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필요한 제품을 미리 주문해 퇴근길에 찾아올 수 있도록 차량에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조 부회장을 중심으로 AI 기술 확보에 힘쓰며, 업계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AI 분야에서 '오픈 플랫폼(Open Platform)', '오픈 파트너십(Open Partnership)', '오픈 커넥티비티(Open Connectivity)' 등 3대 개방형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도 IFA 2018 행사장을 찾아 LG전자를 비롯한 주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거래선의 부스를 두루 돌아봤다. 한 부회장은 개막식날 기자들과 만나 연말 OLED 패널 사업에서 흑자전환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패널은 LG전자뿐만 아니라 소니와 파나소닉, 뱅앤드올룹슨 등 15개 글로벌 전자업체가 공급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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