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한 아파트가 3.3㎡당 1억에 팔렸는데 압구정 현대아파트도 1억 대열에 합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다만, 당정청이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이후 일부 냉기가 감돈다. 7~8년 뒤 재건축을 보고 버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종부세에 민감한 것도 사실이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집을 내놨다가도 사겠다는 사람이 나오면 값을 5000~6000만원씩 더 올린다.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려고 집을 팔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사 가려던 집이 1억이 뛰니, 본인 집값도 수천만 원씩 높여 부른다. " (서초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정부의 집값 잡기 규제 파상공세에도 지난 주말 방문한 강남 일대는 여전히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집값이 꼭짓점에 닿은 것 아니냐는 긴장감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었다.
반면 다른 강남 근처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정치권서 종부세 강화 언급이 나오자 냉기가 확 돌고 있다. 노무현 정부가 종부세 강화했을 때 시위에 나섰었을 정도로 이 지역만큼 종부세에 민감한 곳도 없다”며 “종부세가 강화되면 집값이 제자리를 찾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날 방문한 강남 지역 공인중개사사무소 다수는 정부의 단속에 바짝 긴장한 모습이었다. 일부는 유리창을 두꺼운 종이로 막고 영업을 중단했다.
단속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3.3㎡당 1억2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진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를 비롯한 고가 거래 사례 및 실거래가 의심 사례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실체가 없는 거짓 계약정보를 흘리는 등 호가를 끌어 올리려는 시장 교란행위로 추측하고 이를 면밀히 살펴보기로 했다.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부담금도 강남 재건축 짒갑 추세를 바꿀 만한 큰 변수로 꼽힌다.
송파구 문정동 136은 이달 초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 부담금 예정액을 통보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정동 136조합이 추산한 전체 부담금 예상액은 약 490억원으로 1인당 부담금이 5400만원가량이다. 하지만 앞서 서초구청이 반포동 반포현대아파트 재건축 조합에 추정치를 훨씬 넘는 부담금을 통보했기 때문에 문정동 136 조합에도 억대를 넘는 부담금이 통보되는 것 아니냐는 긴장감이 감돈다.
현재 문정동 136 일대는 프리미엄 2000만원을 포함해서 지분당 6000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조합분담금은 2억5000만원에서 5억원 수준으로 여기에 재초환 부담금까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금액이 통보되면 사실상 이익이 안 남는다는 게 중론이다. 근처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장기보유 요건(10년 보유,5년거주)으로 인해 거래가능한 재건축 물량의 희소성이 높아져 매물이 없다”면서도 “분담금이나 부담금을 제대로 모르고 속아서 덜컥 사는 사람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정부는 지난 31일 종부세 최고세율을 2.0%에서 2.5%로 올리고, 3채 이상 집을 가지면 0.3%포인트 더 올리는 종합부동산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시장에서는 양도세 중과세율로 막힌 다주택자들의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으려다가도, 억 소리나는 양도세에 집 팔기를 포기한다”며 “양도세를 한시적으로나마 낮춰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종부세, 높은 집값에 대한 부담감 등이 함께 맞물리면서 서울 집값 상승폭은 둔화될 수 있을 것이다”면서도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는 트렌드는 계속될 것이다. 인서울하기 더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심리적 영향으로 인해 외부로 나갔던 수요들이 서울로 다시 회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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