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산유국들이 중국의 원유 수요 감소 리스크(위험)를 우려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는 중동에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따른 원유 공급 감소보다 중국의 수요 감소가 더 큰 걱정거리로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 됐다. 중국은 지난해 하루 840만 배럴을, 미국은 790만 배럴을 수입했다. 주목할 건 중국이 지난해 수입한 원유의 56%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이 주축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에서 생산됐다는 점이다. 2012년 67%에 비하면 비중이 낮아졌지만 중국이 중동 산유국들의 핵심 시장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다.
중동 산유국들은 미국의 대중 폭탄관세가 중국의 성장세를 둔화해 원유 수요를 줄게 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셰이크 모하메드 빈 칼리파 알 칼리파 바레인 석유장관은 이날 CNBC에 "수요 측면에 리스크가 있다"며 "수요가 전처럼 계속 강력한 수준으로 유지될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무역문제가 계속 되면 분명히 (원유)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달러 강세도 또 다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달러 강세는 수요 감소와 마찬가지로 유가 하락 요인이 된다. 달러 값이 뛰면 달러로 가격을 매기는 국제유가는 떨어지기 때문이다.
모하메드 빈 하마드 알 루미 오만 석유장관도 이날 CNBC 회견에서 트럼프발 무역갈등이 중국의 원유 수요에 미칠 타격을 간과하는 이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은 이란이 원유 공급을 중단하면 어쩌나 하며 공급 측면만 주목하지만, 중국이 소비를 줄이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느냐"고 반문했다. 공급은 물론 수요 측면도 함께 눈여겨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원유 수입 규모는 지난 5~6월 감소했다가 7월 들어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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