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오포, 피소에 인수 무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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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8-09-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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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디추싱과 인수합병, 최종 단계에서 결렬

  • 자전거 대금 미납으로 제조업체에 피소

  • 무리한 해외 진출로 자금난... '최대 위기' 맞아

[사진=바이두]


한때 대륙의 공유경제 돌풍을 일으켰던 중국 최대 공유자전거 업체 오포(ofo)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자전거 대금 미납으로 자전거 제조업체에 피소된 데 이어 디디추싱(滴滴出行)과의 인수합병(M&A)도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경제전문 매체인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3일 디디추싱의 오포 인수가 최종단계에서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업계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디디추싱과 알리바바 산하 금융사 앤트파이낸셜(마이진푸·螞蟻金服)이 지난 8월 초 오포를 14억 달러(약 1조5813억원)에 공동인수하기로 했으나 마무리 단계에서 앤트파이낸셜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알리바바가 디디추싱과 모바이크, 메이퇀뎬핑 등과 얽힌 복잡한 관계로 인해 이번 인수를 포기한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주목할 점은 디디추싱과 오포의 M&A설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포는 지속해서 디디추싱과의 M&A설을 부인해왔다. 지난 7월 말에도 한 중국 언론이 “양사의 M&A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며 “디디추싱이 제안한 인수가는 15억 달러로 낮아졌다”고 보도하자 사실 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번 매일경제신문의 보도에는 아직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중국 내부에서는 오포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오포는 인수합병 무산 소식이 알려지기 불과 이틀전 자전거 대금 6800만 위안(약 111억원)을 미납해 피소된 사실이 알려졌다. 중국 자전거 제조업체 펑황(鳳凰)바이크가 베이징 법원에 오포가 공급계약에 따른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며 회사를 고소한 것.

설상가상으로 펑황바이크는 지난해 5월 오포에 향후 1년 동안 총 500만대 자전거를 공급하겠다고 계약했지만 실제거래는 190만대에 불과했다는 오포의 계약 위반 사실까지 알렸다.

앞서 오포는 자전거 잠금장치 제조사와도 같은 문제를 겪었다. 오포가 자전거 300만대에 설치된 잠금장치의 대금을 제때 지불하지 못하자 제조사와 마찰을 빚게 된 것이다.

바이두의 콘텐츠 생산 배급 플랫폼인 바이자하오(百家號)는 4일 “최근 한달 사이 불거진 오포와 관련된 모든 의혹이 오포의 재정난을 의미한다”는 평론을 남겼다. 바이자하오는 “오포가 무리하게 해외시장에 진출한 것이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오포는 지난해 세계 200개 국가 및 지역에 진출했지만 빠르게 해외사업을 접고 있다. 지난달에만 4개 지역에서 사업을 완전히 철수했다.

올 들어 미국, 호주, 독일, 인도, 이스라엘, 중동, 스페인, 한국 등 세계 8개 국가 및 지역에서 사업을 철수하거나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단했다. 해외에서 서비스 신뢰도가 낮고 자전거의 잦은 훼손과 현지 교통법이나 규제 탓에 중국에서와 같은 인기를 얻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다이웨이(戴威) 오포 최고경영자(CEO)가 이미 블록체인사업으로 시선을 돌렸다는 의견도 나온다. 올해 초 오포는 싱가포르 블록체인 스타트업인 GSELab과 협력해 자전거를 타면 이에 대한 보상으로 암호화폐 ‘글로벌셰어링이코노미 (GSE, Global Sharing Economy)’ 코인을 사용자에게 지급하는 사업을 시범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지난 5월에는 블록체인연구소를 세우고 빅데이터와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해 기업·정부·이용자 간 연결을 돕고 공유자전거의 수급관리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한편 매일경제신문은 디디추싱이 올해 4분기 말 오포를 더 낮은 가격으로 인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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