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오전 평양으로 출발했다.
정 실장을 비롯해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등 5명으로 구성된 특사단은 비행기 출발을 5분가량 앞두고 건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특사단은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이번 방북의 중요성 때문인지 엄중한 표정이 이따금 얼굴에 드러났다.
이들은 배웅을 나온 조명균 통일부 장관,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차례로 악수를 하고서 비행기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이 나란히 앞장서고, 그 뒤를 김 차장, 천 차관, 윤 실장이 바로 뒤따르는 모양새였다.
특히 천 차관의 오른손에는 갈색 가죽가방을 들려 있어 눈길을 끌었다.
정 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친서를 휴대할 것"이라고 밝혀, 천 차관의 가방에 친서가 들어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정 실장을 비롯한 특사단은 비행기에 탑승하기 직전 뒤를 돌아 취재진을 향해 90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애초 정 실장이 공항에서 이번 방북에 대한 각오를 밝힐 수 있다는 추측도 나왔지만, 정 실장은 짧게 "잘 다녀오겠다"고 취재진에게 인사하는 것으로 메시지를 대신했다.
이어 특사단이 모두 기내에 탑승하자, 이들을 태운 공군 2호기는 7시40분께 천천히 이륙해 북측으로 향했다.
특사단은 이날 오후 귀환할 예정이다.
특사단은 이번 방북에서 9월 평양에서 열기로 남북이 합의한 남북정상회담 일정 및 의제와 함께 판문점선언의 이행을 통한 남북관계 진전 방안을 논의한다.
특사단은 9월 셋째 주 2박3일의 평양 정상회담 일정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달성 방안도 협의한다.
문 대통령의 친서를 휴대한 특사단 방북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무산으로 이어진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을 타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특사단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 남북관계 개선 의지와 비핵화 및 종전선언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당위성을 담은 것으로 관측되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