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유병세 조선협회 전무 "조선업 미래, 인재 유치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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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웅 기자
입력 2018-09-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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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세 조선해양플랜트협회 전무 [사진= 류태웅 기자.]


"조선업의 미래는 인재 유치에 달렸다."

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유병세 조선해양플랜트협회 전무는 국내 조선업의 재부흥을 위해 이같이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치산업을 이루는 근간이 '인력(노동력)'인 만큼 결국 이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향후 수십년간 조선업이 '제2의 르네상스'를 구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려와 달리 '수주 가뭄'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인재 유치→수주→조선업 부흥' 선순환 이뤄야"
최근 정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노동력에 큰 애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조선업은 타산업보다도 인력이 크게 좌우한다. 사람이 도맡아야 하는 공정이 대부분이다.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녹록지 않다. 불과 수년 만에 종사자 수가 20만명대에서 10만명대까지 밀렸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내림세인 조선업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다. 새로 유입될 인력은 제한되는 반면, 유출은 진행형인 셈이다.

유 전무는 "조선업은 사람 없이는 '업(業)'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인력을 어느 정도 확보하느냐가 조선업의 볼륨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의 배경에는 낙관적인 업황이 자리한다. 유 전무는 변혁이 없다면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 3개국이 조선업을 나눠 갖는 현재 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엄청난 선박 신조(新造) 발주가 이뤄져, 한 해에만 총 1억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에 이르렀던 적도 있었다"며 "하지만 이것이 지극히 비정상적이었던 것일 뿐, 향후 10년까지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평균 3500만~4000만CGT 정도의 발주가 꾸준히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중 우리 조선사들의 몫은 최대 25%인 1000만CGT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국내 조선업 부흥기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발주가 지속되는 만큼, 인재 유치를 통해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수주까지 이어지기 위해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도 있다. 값싼 임금을 내세워 '저가 공략' 중인 중국을 앞서려면 기술력으로 차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 전무는 이 역시도 우수한 인력에 영향을 받는 만큼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조선업은 한편으로는 방위산업으로서 공적 성격이 짙다.

그는 "정부가 연구개발(R&D) 정책을 펼쳐 (조선업이) 기술적으로 주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그래야만 '롱런'하고,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일본의 경우 인력 유출에 시달리자 아예 조선업을 전면 개방했다. 정보 유출 우려에도 외국인 기술 근로자가 자국 조선사에서 일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것이다.

◆"업계 스스로의 노력도 병행돼야"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 '빅3'를 비롯한 대다수 조선사들은 1960~70년대 국가 주도로 태동했다. 애초 설립 목적 자체가 나라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한 '수출주도형'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발주 대부분이 외국에서 나온다. 살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일감을 따내야 한다는 얘기다.

유 전무는 "국내 조선업의 내수 비중은 한때 50%에 이르기도 했으나 현재는 10%대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90%를 외국에서 수주 받아야 하는 구조인 만큼, 업계 스스로도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대해선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 정책의 골자는 해운업 발전을 위해 향후 3년간 벌크선 140척, 컨테이너선 60척 등 200척의 신조(新造)를 지원하는 것이다. 

유 전무는 "이번 정책에서 200척 발주는 대형 조선사뿐만 아니라 중견·중소 기업에도 물량이 돌아간다"면서도 "다만 내수 시장이 워낙 작기 때문에 이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업 붐'이 당장 일어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얘기"라며 "조선업보다는 해운업에 더욱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전무는 최근 대형 조선사들이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일감 절벽에 시달리는 데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다만 현재 규모를 끌고 가는 것은 어렵다고 봤다. 다운사이징(소형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유전을 소유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테스트베트(시험공간)'가 없다"면서 "EPC(설계·조달·시공) 가운데 강점이 있는 시공부문을 유지·발전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낫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조선업은 인재를 통한 기술력 강화, 선택과 집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이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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