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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저금통’ 전락한 국민연금에 “주식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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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입력 2018-09-0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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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반기 운용수익률 0.9%에 그쳐

  • 고수익 캐나다연금 6.6%와 대조

  • 채권 위주에서 위험자산 편입 검토 필요

[전북 전주에 위치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건물 전경. 사진=국민연금공단 제공]


국민연금이 '돼지저금통 수익률'에서 벗어나려면 주식 투자를 훨씬 늘려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상반기 국민연금 운용수익률은 0.9%에 그쳤다. 연환산 수익률은 1.5%로 은행 예적금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에 비해 세계적인 연기금인 캐나다연금(CPPIB)은 상반기에만 6.6%에 달하는 수익을 거두었다.

수익률 차이가 큰 이유는 주식투자 비중에 있다. 국민연금이 채권 위주로 운용한 반면 캐나다연금은 위험자산을 적극적으로 편입했다.

캐나다연금은 2017년 주식투자 비중을 40%에서 60%로 늘렸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시기에 맞춰 채권 투자를 줄인 것이다.

국민연금 운용자산은 상반기 국내와 해외 주식에 각각 20.8%와 17.2%씩 총 38.0% 투자됐다. 이에 비해 채권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국민연금도 과거에 비해서는 주식 비중을 늘리고 있다. 2013년 말만 해도 주식 비중이 약 30%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올해 상반기 말에는 38.0%로 40%에 근접했다. 물론 채권(51.0%)이 가장 많았고, 나머지 자산은 대체투자(11.0%)에 할당됐다.

국민연금은 앞으로 주식 비중을 더 확대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올해 5월 내놓은 '국민연금 중기 자산 배분안'을 보면 주식 비중이 2023년까지 45% 안팎으로 늘어난다. 대신 채권 비중은 40% 내외로 줄인다.

하지만 주식·채권 비중이 여전히 비슷하고, 이런 식으로는 앞으로도 수익률을 올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세계 경제가 장기적인 불황에 빠지지 않는 한 인덱스를 추종하는 주식투자는 사실상 무위험"이라며 "전 세계 금융시장 상황에 맞게 국내와 해외 주식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새로운 자산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비중을 늘려야 할 것"이라며 "수익률을 높이려면 기금운용 전문성과 독립성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이 단기성과에 급급할 수밖에 없는 인사구조도 바뀌어야 한다. 새로 뽑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CIO 자리는 1년 2개월째 비어 있었다. 국민연금 기금이사추천위원회는 현재 CIO 후보자에 대한 면접을 마쳤고, 5명을 국민연금 이사장에게 추천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금운용본부장 임기가 2년이고 여기에 1년을 연임할 수 있다"라며 "아무리 길어도 3년에 불과하고, 그 안에 성과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라 국민연금이 자산을 맡기는 자산운용사도 단기성과 위주로 운용할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지 않으면 수익률 개선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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