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5개월 코스닥 벤처펀드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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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수 기자
입력 2018-09-06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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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코스닥 벤처펀드가 출범 다섯 달 만에 숨을 고르고 있다. 단숨에 3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모으기도 했지만, 이제는 설정액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수익률도 코스닥 조정으로 덩달아 나빠졌다.

5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공모형으로 출시한 12개 코스닥 벤처펀드 수익률은 이날까지 3개월 동안 -1.91%를 기록했다.

공모형 벤처펀드 12개 가운데 약 83%에 해당하는 10개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인 KB자산운용 'KB 코스닥 벤처기업 소득공제 증권투자신탁'에서만 8%를 넘어서는 손실이 났다.

설정액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투자협회 집계를 보면 97개 자산운용사가 내놓은 228개 공·사모형 코스닥 벤처펀드 설정액은 8월 말 기준 2조9628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0.76% 줄었다. 설정액이 줄어든 것은 월간 기준으로 8월이 처음이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올해 4월 5일 처음 내놓았을 때만 해도 큰 인기를 누렸다. 3주 만에 1조9090억원(사모형 1조3971억원, 공모형 5110억원)이 모였다. 정부가 공모주 물량 가운데 30%를 우선 배정하는 혜택을 준 덕분이다.

하지만 코스닥 자체에 악재가 많았다.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해온 제약·바이오주가 회계감리 이슈에 휘말린 것이 대표적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벤처펀드가 주식시장과 제약·바이오주 부진으로 고전했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성공이나 실패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대개 벤처펀드는 3년 이상 지켜봐야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대표적인 창업투자사인 와이컴비네이터도 4~5년 후를 내다보고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벤처기업이 성장궤도에 오르려면 짧게 3년, 길게는 7년까지 필요하다"며 "창업 초기에는 유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수익률이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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