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을 앞둔 예비 새내기주가 회계법인 감사에 한국공인회계사회 감리까지 이중으로 규제를 받고 있다. 시장 건전성을 높여 투자자를 보호하려는 조치이지만, 해당기업에 지나치게 부담을 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주식시장에 새로 상장한 회사 수는 코스피 3곳, 코스닥 38곳을 합쳐 모두 38곳이다. 이에 비해 2017년에는 모두 81곳이 새내기주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가 한 분기 남짓 남은 상황이라 IPO 기업 수가 예년 수준을 지킬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공모액으로 비교해도 부진하다. 코스피 공모액은 2017년 4조4500억원에 달했지만, 올해는 5100억원에 머물고 있다. 코스닥도 연초부터 지금까지 9500억원으로 2017년(3조5300억원) 실적에 크게 못 미친다.
올해 들어서는 공모액이 1조원을 넘는 기업도 없었다. 이런 현상은 최근 5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비해 2017년만 해도 코스피 2곳, 코스닥 6곳을 합해 모두 8곳이 공모로 1조원 이상을 조달했다.
이런 원인을 예년보다 깐깐해진 회계감리에서 찾기도 한다. 금융당국은 올해 들어 제약·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테마감리에 나섰다.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회계처리하는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다. 분식회계 논란을 일으킨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예비 새내기주에 대한 회계감리 강화에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IPO를 실시하는 기업은 당국에서 지정한 회계법인으로부터 회계감사를 받고도 공인회계사회 회계감리까지 통과해야 한다. 이러는 바람에 상장 일정도 늦어지고 있다.
실제로 IPO 시장에서 대어급으로 분류돼온 현대오일뱅크와 카카오게임즈는 이미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하지만 회계감리가 끝나지 않아 아직 증권신고서를 못 냈다. 바디프랜드도 얼마 전 회계감리 대상으로 지정돼 연내 상장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공인회계사회 측은 원활한 IPO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경식 공인회계사회 상근감리조사위원장은 전날 "IPO 회사에 대한 감리는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인회계사회는 거래소에서 공개심사청구 예정법인 명단을 금융감독원에 보내면 감리 대상을 선정한다. 감리 대상으로 뽑히는 비율은 공개심사청구 법인 가운데 60% 안팎이다.
자산이 큰 기업인 경우 우선적으로 감리 대상이 된다. 통상 감리기간은 2~3개월이다. 물론 회계처리 위반이나 특이사항이 있으면 절차가 길어진다. 과거 덴티움과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이런 이유로 감리를 길게 받았다.
윤경식 위원장은 "금융위원회가 감리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고, IPO 감리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와 회계감독 효율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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