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미식으로 꼽히는 광둥요리에 뿌리를 둔 홍콩은 영국의 식민시대를 거치면서 서양식과 중국식이 뒤섞인 식문화를 갖게 됐다.
그 덕에 홍콩에는 저렴한 가격대의 현지 음식점부터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고급 레스토랑까지 맛집들로 즐비하다.
다이파이동(노점식당)까지 더하면 무려 4만여개의 음식점이 작은 도시 안에서 서로 부대끼며 공존하고 있다니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홍콩의 식문화를 한눈에···차찬탱·얌차
홍콩의 식당들은 분주하다. 오전 7시도 안 된 시간이지만 차찬탱(茶餐廳, 우리나라 분식집같은 홍콩의 대중식당)은 아침을 먹으려는 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맛집으로 소문난 차찬탱은 아침을 해결하려는 이들로 가득하다. 식당 밖까지 길게 늘어선 줄은 기본이다. 출근길이 바쁜 직장인도, 그렇지 않은 이들도 차찬탱에서 아침을 해결한다.
아침을 집에서 먹지 않느냐고 의아해하는 이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홍콩인 대부분은 집에서 요리를 하지 않는단다.
하루하루 바쁜 나날을 보내기도 하지만 좁은 가옥 구조로 주방을 들일 형편이 되지 않아 집에서 요리를 하기 어려운 것도 이유다. 그렇게 홍콩인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두 '매식(買食, 음식을 사 먹다)'을 한다.
차찬탱(茶餐廳)에서는 단품 및 세트메뉴를 다양하게 판매한다. 구운 토스트와 밀크티, 중국풍 국수를 세트 메뉴로 즐길 수 있다. 낯설면서도 꽤 신선한 조합이다.
주윤발의 단골집으로 알려진 ‘란퐁유엔’(蘭芳園)은 대표적인 차찬탱이다. 지난 1952년 문을 연 란퐁유엔은 센트럴 본점 이외에 침사추이 성완에도 분점을 내고 성업 중이다.
‘얌차(飮茶) 역시 차찬탱과 함께 홍콩의 대표 식문화다. 홍콩식 얌차가 성행하게 된 이유 역시 거주 공간의 협소함에 있다.
얌차집은 차찬탱과 마찬가지로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영업을 하는 곳이 많다.
꽤 유명한 얌차집 린헝루(蓮香樓)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왁자지껄하다.
현지인과 관광객이 뒤섞여 앉은 테이블 사이 사이로 직원들이 수레를 끌고 다닌다.
수레에는 조린 닭발과 볶은 국수, 만두 등의 요리가 담긴 대나무 찜기가 올려져 있다.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수레를 멈춘 후 내려 먹고 계산서에 표시만 하면 된다.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고기와 특제 간장, 밥을 버무려낸 고기 냄비 밥, 볶음국수, 유채나물 볶음, 홍콩식 카스텔라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주전자째 내오는 보이차와 함께 먹으면 더 좋다.
◆국물이 끝내줘요~잊을 수 없는 맛 '고기 국수'
고기 국수는 홍콩이나 대만, 중국의 유명 음식점이나 길거리 음식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요리다.
소고기를 우려낸 국물에 면을 넣은 중국 요리, 면과 함께 소고기나 소내장(소위/소양)이 들어가기도 한다.
고기 국수 하면 '카우키(九記) 식당'이 유명하다. 8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식당은 노점으로 시작해 1997년 가게를 열었다. 현재 창업주의 막내 아들이 운영하고 있다.
커다란 솥에 고기를 넣고 육수를 푹 끓여 우려 낸 국물 맛이 일품이다. 점심시간에는 문을 열기 전부터 긴 줄을 서 있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는 카우키 식당은 영화배우 양조위와 주윤발의 단골집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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