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차에 주주의 권한과 역할의 한계를 넘어서는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엘리엇이 자신의 단기수익에만 집착한 무리한 요구로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커진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6일(현지시간)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에 보낸 서신을 공개했다. 공개된 서신에 따르면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에 새로운 지배구조개편 안을 제안하고 이를 논의할 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주장했고 현대차그룹은 법적인 제약을 근거로 엘리엇의 논의 요청을 거절했다.
엘리엇이 제안한 지배구조개편 안은 모비스의 AS부문을 떼내 현대차에 합병시키고, 남아있는 모비스를 글로비스와 합병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이 안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해소하지 못해 실현가능성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의 요구는 그룹의 미래 경쟁력이 아닌 엘리엇이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의 가치만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엘리엇이 지배구조개편을 자신들과 논의하자고 하는 주장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 국내 자본시장법상 기업의 중요 사안에 대해 특정 주주에게만 알려주는 것은 엄격히 제한되기 때문. IB업계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개편 안과 같은 그룹의 중차대한 사안을 본인들과 의논하자고 하는 것은 시장 한계를 넘어 규정을 위반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업계에서는 외부로 공개해서는 안될 비즈니스 레터를 특정 언론에 공개하며 여론전을 벌이는 것 또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과거에도 엘리엇은 기업을 공격할 때 비공개 자료들을 언론에 공개해 자신의 목적을 관철시킨 전력이 다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당사는 현재 시장확대와 경쟁력 향상을 위해 주력하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합당한 여건과 최적의 안이 마련되는 대로 절차에 따라 모든 주주들과 단계적으로 투명하게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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