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특별한 고양이를 소개하려고 한다. 오늘의 주인공은 무궁화 꽃 놀이의 최고봉에 오른 '루이'다.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에 잠시도 한눈을 팔지 말고 집중하기 바란다.
"이렇게 자~는 척을 하다가도 휙!뿅!" |
지영 씨는 지난 4일 집사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순간이동 루이입니다"라며 반려묘 루이와의 놀이과정을 담은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은 가만히 앉아있는 루이를 비추며 시작한다. 말도 없이 시작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최초 1회에는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별로 놀고 싶지 않나 싶더니만 두 번째 무궁화가 만개하기도 전에 지영 씨는 까무러칠 뻔했다. 루이가 이미 지영 씨 발 밑에 도착해 있었던 것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루이의 속도에 깜짝 놀란 지영 씨는 카메라를 놓칠 뻔했다. 이 때 흔들리는 카메라가 현장감을 더한다.
지영 씨는 "평소에 틈만나면 이 놀이를 하는데 그날따라 너무 예쁘게 앉아있어서 얼른 카메라를 꺼냈다"며 "놀라긴 했지만 덕분에 남은 더위가 싹 가셨다"고 했다.
"지영 씨, 내 집사가 되어주겠어?" |
루이는 2개월령이던 지난해 가을 지영 씨를 집사로 간택했다.
사실 지영 씨는 루이를 입양할 생각이 없었다. 길을 걷다 우연히 발견한 펫숍을 발견하고는 평소 좋아하던 고양이 종(種)인 '먼치킨'을 만나러 갔을 뿐이다.
확실히 루이 외에 다른 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
그러나 마치 무언가에 홀린듯 펫숍에 들어가자마자 루이에게 시선이 고정됐다. 그토록 바라던 먼치킨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어느 순간 루이를 안고 집으로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루이를 데려오기 전 펫숍에서 입양의 책임감에 대해 강의를 들은 1시간이 평생 가장 빠르게 흘러간 1시간이었다는 게 지영 씨 설명이다.
지영 씨는 루이를 '밀당의 천재'라고 소개했다.
평소 지영 씨는 루이에게 애걸복걸을 한 뒤 간신히 뽀뽀 1회를 받아낸다. 마치 '귀찮지만 주인이니까 한 번 해줄게'라는 식이다.
그러다가도 지영 씨가 공부에 몰두하거나 휴대폰만 만지고 있을 때면 살금살금 몰래 다가와 뽀뽀를 해주고 간다. 이 때도 놀아달라고 부비는 건 아니다. 깔끔하게 뽀뽀만 하고 돌아가는 모습에서 지영 씨는 심장을 부여잡아야만 했다.
"루이야, 우리 오늘은 같이 잘 수 있는 거야?" |
또 잘 때가 되면 지영 씨가 "제발 같이 자자"며 끌어안아도 특유의 유연함으로 쏙쏙 빠져나가지만 아침에 눈을 떠보면 매일 지영 씨의 머리맡에서 자고 있다. 지영 씨가 루이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이유다.
아직 고작 한 살, 성묘도 되지 않은 녀석의 밀당 실력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지영 씨가 루이와 어떤 미래를 펼쳐나갈지 사뭇 궁금해진다.
"아니, 지킬 건 지키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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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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