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주식투자와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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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이사
입력 2018-09-0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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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이사 

지난해 미국 오거스타에서 열린 마스터스 대회를 관람하면서 투자와 골프가 상당히 비슷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다수 주식 투자자들이 골프를 좋아하는 이유도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일단 유사점은 세 가지다. 우선 투자와 골프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식투자를 위해서는 좋은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 선택이 곧 시작이다. 투자를 위해서라면 공부하고, 탐방을 가서 기업의 현황을 살피고, 사람을 만나고, 서류만으로 알 수 없는 정보를 수집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 될대로 돼라는 식의 마인드로 투자해서는 안 된다. 유망한 종목을 선택하는 선별 작업부터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이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티샷을 하기 전에 캐디의 조언을 경청하고 위치를 살피며, 어떤 클럽으로 어느정도 거리를 보낼지, 또 바람은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 대부분의 성공투자와 좋은 샷은 선택을 위한 작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만 이는 반복적인 훈련이 있어야만 비로소 자연스러워질 수 있다. 그만큼 선택을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다음은 '실행'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실행의 의미는 어떻게 투자할지 과정이 담겨 있다. 얼마만큼의 금액을 어느 타이밍에 매수해야 적정한 가격인지, 또 정해놓은 한도 내에서 오늘 전부 살지 아니면 분할 매수를 할지 등을 결정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종목을 발굴해도 직접 투자하지 않으면 도루묵에 불과하다. 본인이 유망주라 판단한 종목에 믿음을 갖고 실제 베팅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필드에 나와서도 연습장에서 연마했던 자신의 스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연습장에서는 자신의 스윙을 완성시켰지만 보여주지 못한다면 허상이나 다름없다. 클럽 선택을 마쳤으면 스탠스와 라이를 살핀다. 이제 타깃으로 어깨를 정렬하고 자신감 있게 클럽을 휘둘러야 볼이 타깃을 향해 안정적으로 비행한다. 간혹 샷에서 실수가 나오는 것처럼 주식투자도 매번 성공하기란 어려운 것도 알아둬야 한다.

셋째는 '책임'이다. 책임을 진다는 것은 마무리 의미가 있다. 주식투자의 마무리는 수익과 손실 둘 중 하나다. 결국 매도 버튼을 눌러야 끝이 난다. 높은 수익을 위해 고점에 파는 전략도 중요하다. 투자는 평생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실패를 인정하고 손실을 실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또 다른 기회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투자는 속성상 한번 크게 실패하면 다시 일어나기 어렵다. 그래서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며 어떤 결과가 나오든 받아들여야 한다. 모든 것은 나로 인해서 발생했다는 것을 인지하고 어떠한 핑계를 대서도 안 된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필드에 나가면 80~90번 스윙을 하는데 매번 굿샷이 나올 수는 없다. 미스샷이 나왔을 때 어떻게 회복하느냐가 타수를 줄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훌륭한 리커버리 샷은 멘털에서 나온다. 빨리 이전의 미스샷을 잊고 지금 샷에 집중해야 한다. 핑곗거리를 찾지 않고 책임진다는 생각을 갖게 되면 분명 지금보다 더 나은 스코어,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주식투자와 골프는 모두 선택→실행→ 책임의 단계로 이뤄진다. 어쩌면 인생의 모든 것이 이렇게 결정되는 것은 아닐까. 평생을 함께할 배우자를 선택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책임을 지는 것. 결국 주식투자와 골프 모두 인생의 축소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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