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은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삼차사 강림(하정우 분), 해원맥(주지훈 분), 덕춘(김향기 분)이 그들의 천 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신(마동석 분)을 만나 이승과 저승, 과거를 넘나들며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극 중 주지훈은 지난 1부에 이어 뛰어난 무술을 자랑하는 차사 해원맥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저는 현동의 집에서 찍은 모든 장면을 사랑해요. 어릴 때 향수도 느껴지고 분위기도 따듯하잖아요. 특히 지붕신의 경우는 이렇게까지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실 줄 몰랐어요. 김용화 감독이 가진 엄청난 대중성이 빛을 발한 장면이라고 봐요.”
주지훈이 언급한 지붕신은 과거의 기억을 잃은 해원맥이 성주신(마동석 분)으로부터 근사했던 자신의 과거 일화를 듣고 우쭐해하는 장면이다.
앞서 해원맥과 덕춘(김향기 분)은 수명이 다한 현동의 할아버지(남일우 분)를 저승으로 데려가려 이승을 찾는다. 그러나 현동의 가족을 지키려는 성주신의 힘을 이기지 못했고 치열한 신경전과 회유 끝에 “현동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할아버지와 함께 떠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뒤 휴전을 선언한다.
성주신은 과거의 기억이 전무한 해원맥과 덕춘에게 두 사람의 인연과 추억을 알려주기 시작하고 엄청난 혼란을 초래하기도 한다.
“사실 저는 그 지붕신을 두고 반신반의 했어요. ‘이게 터질까?’ 싶었는데 감독님은 꿋꿋하게 밀더라고요. ‘야, 일단 올라가 봐’라는 말에 지붕 위에 올랐고 감독님을 믿는 마음으로 연기했어요. 시간이 흐른 뒤에, 시사회에 앞서서 ‘이 장면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까?’ 걱정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웃음이 빵빵 터지는 거예요. 감독님이 원하는 포인트에서 웃음이 잘 나왔어요. 안도되는 순간이었죠. 저는 감격 어린 얼굴로 감독님을 보고, 감독님은 당연하다는 얼굴로 저를 보더라고요. 하하하. ‘아, 저게 되는구나!’ 싶었죠.”
12년 간 연기 활동을 해온 주지훈이지만 “아직까지도 관객들에 대한 감을 찾을 수 없어”서, 언제나 혼란스러운 마음이라고. 그는 “다음번에 써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 코믹한 표현들이 먹히지 않고, 예상치 못한 연기가 터지는 것”을 반복하면서 자신감을 잃을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코믹한 장면에서 웃음이 안 터지면 식은땀이 줄줄 나요. 수명이 마구 줄거든요. 그래도 ‘인과 연’의 경우는 김용화 감독과 마동석 형의 위트가 차곡차곡 쌓여서 정확한 포인트마다 웃음이 터졌던 것 같아요. 정말 뿌듯한 경험이었죠.“
주지훈은 지붕신이 관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은 김용화 감독과 마동석, 김향기 덕이라며 모든 공을 세 사람에게 돌리기도 했다.
“가끔 김용화 감독님이 천재처럼 느껴져요. 하하하. 드라마, 유머, 액션 등을 차곡차곡 쌓는 능력이 어마어마 해요. 거기다 (마)동석 형과 (김)향기가 가진 이상한 힘이 있는데 그게 현동 집 장면들을 사랑스럽게 만들어준 것 같아요. 특히 두 사람은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때마다 항상 도움을 받아요. 해원맥의 경우는 특히 1인2역이나 다름없는 극과 극의 캐릭터를 보여줬고 관객들이 괴리를 느낄까봐 걱정도 컸어요. 그런데 동석 형과 향기가 딱 버텨주니까 캐릭터가 살더라고요. 든든했고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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