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에게 추석 선물세트 판매를 강요해 뭇매를 맞고 있는 사조그룹이 해명과 달리 성과급 지급에도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아주경제가 단독 입수한 2017년 사조그룹 전 계열사 대상 내부 공문에 따르면, 직영 온라인몰인 ‘사조몰’ 구매촉진 캠페인 참여에 따른 성과급은 누적 구매액에 비례한 ‘적립금’으로 지급한다.
해당 캠페인 내용은 이렇다. 추석을 앞두고 6~8월까지 3개월 동안, 한 달에 임직원 한 사람당 사조몰에서 최소 2만원 이상 구매를 해야 한다. 또 임직원은 6~7월 두 달 동안 ‘한 사람 당 50명’을 사조몰에 가입시켜야 한다.
친척도 모자라 친구 전화번호까지 끌어다 추천인수 50명을 채우고 나면, 주어지는 것은 포인트 성과급과 임직원 공통 혜택이다. 기존 20%인 직원 할인율을 25%로 올려주고, 무료배송 쿠폰을 3장 지급한다.
온라인몰 성과급이 직영몰 포인트와 할인율 상향인 이유는 결국 전사적 사판 목표 총액을 채우기 위해서다.
올해 추석을 앞두고 사조그룹은 직원들에게 사판 목표액이 총 210억원으로 책정됐다고 공지했다. 계열사별로 △경영관리실 2억원△사조산업 40억원△사조씨푸드 21억원△사조오양 19억원△사조해표 47억원△사조대림 26억원이 할당됐다.
개인별로 환산하면 과장급은 1500만원, 대리급은 1000만원 어치를 팔아야 목표량을 맞춘다는 것이다.
사판 압박을 견디지 못해 퇴사했다는 한 제보자는 “추석 선물세트 전단지(카탈로그) 가격에서 임직원들은 판매를 위해 재량으로 10~50% 추가 할인을 할 수 있다. 직원 할인율 25%가 최대인데 거기 맞춰서 팔면 마트 판매가보다 비싸다. 미안해서 (지인들한테) 어떻게 사달라고 하나. 그런데 50% 할인해서 팔면 100만원 어치 팔아봐야 1000원 받는다”고 설명했다.
100만원 팔아야 1000원이면, 대리급 직원 한명이 50% 할인가로 추석 선물세트 1000만원 어치를 팔았을 때 성과급은 겨우 1만원이다. 각 팀에서는 때마다 한명에게 ‘성과급 몰아주기’를 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고 제보자는 덧붙였다.
영업부에서 물건을 선결제 한 후 직원들에게 보내고, 판매를 시키는 일도 있다. 회사에서 대금을 이미 치렀으니, 직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선물세트를 팔아올 수밖에 없다.
제보자는 “사원일 때 100만원에서 시작해 사판 개인 할당액이 2000만원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연말에 1차 각 팀에서 인사평가를 하는데 여기에 사판 내역도 반영된다. 팀장이 채우라고 압박한다”며 “다들 오래 버티질 못해 평균 근속연수가 2년이 채 안된다. 동종 업계가 비슷하다고 하지만 사조만큼 강제 판매가 심한 곳은 없다”고 말했다.
사조그룹 측은 앞서 “사판 할인율이 크고, 성과급을 지급하기 때문에 오히려 직원들이 나서서 하는 분위기다. 목표 할당 때문에 인사상 불이익을 준다는 얘기는 들은 적 없다”며 “총 목표치는 선물세트 재고 최소화를 위해 지난해 생산량을 토대로 설정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었다. 이번 성과급 대신 포인트를 지급한 건에 대해 취재를 의뢰했지만 응답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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