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진자는 7일 오후 4시 51분에 도착하는 아랍에미레이트 항공 EK322편을 타고 입국했다. 환자는 입국 당시 설사증상을 호소했다. 쿠에이트 방문 중 설사 증상으로 지난달 28일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했지만, 귀국할 때에도 설사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유독 설사증상만 보였던 이 환자는 입국 절차 중 중동방문력이 있음을 언급했다. 그러나 검역단계에서는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검역단계에서는 호흡기 증상과 발열, 낙타접촉 여부 등을 확인했지만, 당시 환자는 메르스 의심환자 조건에 부합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 감염 시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주요 증상이고, 단순히 설사 증상 하나만으로는 메르스를 의심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한다. 현행 메르스대응지침 중 ‘의심환자’ 정의는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서 중동지역을 방문한 자 등이다. 다만 중동지역을 다녀온 입국자에 대해서는 임상증상 발생 시 즉시 신고할 수 있도록 휴대폰 메시지를 4회에 걸쳐 발송·안내한다.
이 환자는 큰 장애 없이 검역단계를 거친 후 입국했다. 그러나 복통과 탈수증상이 계속되자, 곧바로 증상 치료를 위해 리무진택시를 타고 오후 7시 경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 해당 리무진 운전자는 현재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격리돼있다.
삼성서울병원은 환자가 내원하기 전 환자 여행력을 확인했다. 환자가 쿠웨이트, 두바이를 거친 것으로 확인한 병원 측은 환자를 내원 즉시 응급실 선별격리실로 입원시켰다. 환자 입원 과정 동안 의료진 4명만 진료하도록 조치했다. 해당 의료진은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진료해 감염 전파·확산 가능성을 낮췄다.
설사 증상으로 입원한 환자는 진료 과정에서 발열, 가래, 폐렴 증상을 보였다. 이에 오후 9시 34분. 삼성서울병원 진료의는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임상증상 등을 고려해 메르스 의심환자로 신고했다.
신고 후 환자는 대응지침에 따라 국가지정격리병상인 서울대병원에 이송됐다. 이송 당시에는 서울시 강남구보건소 음압격리구급차가 활용됐다. 구급차 운전기사는 개인보호구를 착용해 감염을 최소화했다. 서울대병원 의료진도 환자 진료 시 개인보호구를 착용했다.
이송 뒤 검체 채취와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검사 등이 이뤄졌다. 그 결과 하루가 지난 8일 오후 4시 경 메르스 양성이 확인됐다.
질본은 의심환자 7일 신고 접수 후 인천공항검역소, 서울시와 함께 항공기 탑승객 등 환자 접촉자 조사를 실시했다. 이어 검사 결과가 확인된 8일 오후부터는 환자에 대한 심층역학조사를 실시하고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그 결과 검역관 1명, 출입국 심사관 1명, 항공기 승무원 3명, 탑승객 10명(좌석 앞 뒤 3열), 삼성서울병원 등 의료진 4명, 가족 1명, 리무진택시 기사 1명 등에게 밀접접촉자임을 통보하고 자택 격리 조치를 취했다. 9일 오후 4시 현재까지 확인된 총 밀접접촉자는 22명이다.
메르스 최대 잠복기는 접촉 후 14일이다. 밀접접촉자가 7일 오후 입국 과정에서 발생했음을 고려하면, 21일 오후까지는 자택격리·증상감시 등 집중관리가 이뤄지게 될 전망이다.
한편, 쿠웨이트에서는 2016년 8월 이후 현재까지 메르스 발생이 보고된 바 없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